카드비용 지출 연간 10조원…가맹점 수수료 수익 육박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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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 악화에 직면했다며 앓는 소리를 내던 카드업계가 수수료로 벌어들인 돈을 ‘마케팅’에 쏟아 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4년 간 전업계 카드사들이 지출하는 카드비용은 신용카드 수익으로 벌어들이는 금액의 50% 내외로 유지되고 있다.

카드비용은 회원모집, 회원 및 가맹점 손실보상수수료, 현급서비스 취급수수료, 포인트와 할인혜택 등의 기타 항목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중 ‘마케팅’ 비용으로 분류되는 회원 모집비용과 기타 항목 비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전업계 카드사는 2012년 17조780억원의 카드수익을 벌어들였고 이 가운데 카드비용으로 9조2천450억원을 지출했다. 2013년은 카드수익 17조7천60억원에서 카드비용으로 9조5천140억원을 지출했으며 2014년은 18조4천110억원의 카드수익에서 9천992억원의 카드비용을 지출했다.

2015년의 경우 19조7천169억원의 카드수익에서 56%에 달하는 11조606억원의 카드비용을 지출했다.

회원 모집비용과 기타 항목에 지출되는 비용은 연간 10조원 내외로, 이는 카드수익 중 카맹점 수수료 수익에 육박한다.

지난 1월부터 시행된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다던 카드사들이 수수료 수익 대부분을 마케팅에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마케팅 지출에 대해 업계는 카드 발급 시 제공되는 마일리지와 포인트 적립, 할인 혜택 등에 소요되는 부가서비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포화상태인 국내 카드시장에서 카드발급, 가맹점망 등 전통적인 신용카드 인프라로 카드사별 차별화를 꾀하기 어려워 신규 회원 유치 및 기존 회원 유지를 위해선 포인트 및 할인을 강조한 마케팅에 자원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

특히 카드업계 미래 성장 동력 주체가 플라스틱 실물카드(오프라인)에서 앱(APP)카드, 페이(PAY) 등 모바일 중심으로 새롭게 옮겨가면서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카드사 간 마케팅 경쟁은 더욱 심화됐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는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 혜택 등 서비스 내용에 따라 고객의 선택이 좌우되기 때문에 마케팅 활동이 다른 금융회사보다 훨씬 중요하다”며 “과열 경쟁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포화상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수료 수익에 달하는 카드비용은 결국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거시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통해 고객에게 환류되는 격으로 해석할수도 있다”며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고객 혜택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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