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아지는 가운데 은행권에서도 예대마진 축소 등 수익성이 악화되자 관련 업계에서 방카슈랑스 채널 확대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불완전판매가 높아질 우려가 있고, 설계사 영업환경이 위축될 것으로 우려돼 귀추가 주목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방카슈랑스 채널 확대와 관련한 안건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인수위 안건에 보장성 보험 판매 확대를 포함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아니며 원론적인 수준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은행권의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보장성보험을 판매하도록 한 주장은 기존부터 이어져왔다. 또 일부 보험업계에서도 보장성보험 비중 확대를 위해서라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은행계 생보사를 비롯해 방카슈랑스 비중이 높은 보험사들은 설계사 채널확충에 따른 사업비가 높은 만큼 방카 채널 확대를 내심 바라는 눈치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도 저축성 비중을 낮추고 보장성을 높이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채널에 한계가 있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제도적인 보완을 통해 단계적으로 방카 채널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다수 관계자들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불완전판매율이 높아질 수 있고, 갑의 위치에 있는 은행들의 횡포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대형생보사 한 관계자는 “보험판매에 따른 은행들의 책임이 크지 않아 불완전판매율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특히 보장성보험은 저축성과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만큼 방카 채널에서 판매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들은 방카슈랑스 비중이 높아지면서 보험상품 판매에 따른 수수료 수익도 커지고 있다”며 “예대마진이 축소된 상황에서 방카 채널 확대를 통한 수수료 수익을 더욱 높이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이어 “(불완전판매에 대한)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된다 하더라도 갑의 위치에 있는 은행들의 요구를 모른척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설계사 영업환경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위 관계자는 “설계사 영업환경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장성보험 마저 방카 채널에서 팔면 설계사 수익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사업을 포기하는 설계사들이 늘게 되면 보험산업 발전 자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012회계연도 2분기(7~9월) 생보사들의 방카슈랑스 비중은 72.5%로 심각한 쏠림현상을 보였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저축성보험의 경우 은행 창구에서 가입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방카 채널을 확대할 경우 보장성보험 가입마저도 은행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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