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총선이 끝나기 무섭게 경제구조조정이 급부상되고 있다. 양당시절에는 제각각이던 경제관련 시각이  3당이 되기 바쁘게 한곳으로 모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지켜보는 국민이 어리둥절할 지경이다. 이러다가(?) 당장이라도 경제고삐를 바르게 고쳐 잡기라도 할 기세다. 

심각한 지경에 놓인 업종을 개편해야한다는 것을 두고 구조조정이라고 일컫고 있다. 중후장대한 업종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경제의 근간이 되어왔다. 그러나 지금은 일대 변혁의 대상으로 지목받고 있는 처지가 되었다. 

5대 취약업종으로 전락한 해운, 조선, 철강, 석유화학, 건설업 등에 대한 구조조정 여하에 따라 우리나라경제의 명운이 결정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런 진단이 내려진지는 이미 지지난 정권 때 부터였다. 당시 상기업종들은 나름 제몫을 해내고 있었다. 선진국들이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것을 우리나라가 하나씩 앞지르기 시작하면서 ‘기술한국’의 위세에 도취되기도 했다. 

그 영광(?)의 시간은 십 수년정도에 불과했다. 그 즈음해서 머지않은 장래를 위해 이들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진단이 조심스럽게 내려졌던 것이다.  

그러나 누구하나 앞장서서 이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각 경제주체들은 제각기 명분과 실리를 내세워 당장의 기득권 챙기기에 혈안이 돼 있었다. 이를 조정하고 감시해야할 정권과 정치권은 이들의 주의 주장 편에 매몰돼 이른바 폭탄돌리기로 시간을 보낸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구조조정 아니, 구조개혁을 미룰 처지가 아닌 것이다. 일찍이 환란과 이러저러한 경제위기를 체험한 우리로서는, 또 다시 위기를 당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자의식이 팽배해 있다. 선진국 문턱을 넘어보지도 못하고 주저앉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국민적 염원의 결과가 총선이후 곧장 경제구조조정이 화두로 떠오른 배경은 아니다. 지금까지 이 문제를 키워온 정치권이 짐짓 ‘폭탄’해결을 위해 앞장선다는 듯 들고 나온 것뿐이다. 이 폭탄은 자신들이 키워 온 것이다. 결자해지 차원에서도 그 해결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국민 앞에….

그리하여 우리경제의 수호신인 냥 야권이 앞장서 나선 것이다. 그들 앞에는 지리멸멸 하는 여권과 머잖은 장래에 기대해 마지않는 대권이라는 큰 먹이가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선수를 날린 것이다. 두 야당이 선창을 하니 여당도 나설 수밖에…. 문제는 이들의 이런 화합구조가 언제까지 유지되느냐에 있다.

이제 대선을 앞두고 경제를 살리기 위한 이들의 이해타산이 고성능컴퓨터를 동원한 듯 기발한 아이디어를 제시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진정 한국경제를 제대로 살리기 위한 방책을 제시하려는 데에 목표를 두고 있다고 보는 이들이 적다는 것이다.

보다는 대권이라는 정치적 야망이 우선순위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은 바로 국민이 가지고 있다. 국민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향후 우리의 경제적 살림살이가 정해진다는 것이다.

구조조정을 득표를 위한 꼼수로 이용하려는 자는 차기대권 후보에서 반드시 제외되어야 한다. 경제가 정권의 제물인 시대는 이미 아니다. 경제주체를 득표수단으로 동원하던 시대도 종식되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국민이 마음먹기에 따라 그들을 선택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된다는 점이다. 그들이 돌리기만 하던 ‘폭탄’을 국민 앞에서 터지게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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