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면세점 입찰 단한곳도 없어 유찰…시내면세점은 명품 브랜드 유치전

지난 9일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 센텀시티몰 면세점이 화장품을 구입하려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사진=연합>
지난 9일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 센텀시티몰 면세점이 화장품을 구입하려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최홍기 기자] 면세업계가 시내면세점에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면세업체는 공항면세점 입찰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시내면세점에 해외 브랜드를 유치하려는데 심혈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루이뷔통으로 유명한 LVMH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총괄회장은 방한한 이후 면세점 관련 오너들과의 회동을 이어가고 있다.

아르노 회장은 19일 자사 매장이 위치한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명품관과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을 방문했다. 각 매장 방문 당시 이원준 롯데백화점 사장과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대표이사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문은 면세점과 관계없는 백화점 브랜드 관리차원에서 진행됐다는 게 해당 업체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는 아르노 회장을 둘러싼 면세점업체 대표들의 이번 행보에 대해 해외명품브랜드 유치를 위한 ‘연장선상’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내면세점 특허를 획득한 호텔신라와 신세계가 아르노 총괄회장과 비공식 회동을 가졌거나 가질 확률이 높다는 업계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달말 추가특허여부가 발표될 예정인데다 기존 면세점과 신규면세점 사업자들간 입점브랜드, 고객 유치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면세업계 경쟁이 치열하지만 김포공항과 김해공항 면세점은 두 번이나 유찰될 만큼 면세업계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면세업체들이 ‘시내면세점’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최근 마감한 김포와 김해공항 면세점 입찰에는 참여기업이 단 한곳도 없어 유찰됐다. 기존 공항면세점을 운영했던 롯데와 신라도 공항면세점을 외면했으며 기대를 모았던 한화갤러리아 등도 지원을 하지 않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공항면세점의 임대료는 비싸면서도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보고 있다. 공항에 위치한 면세점이라는 상징성은 이제 뒷전이 된 것이다.

공항공사측이 임대료를 낮춘다고 하더라도 인하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참여를 원하는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입찰공고가 아직 뜨지 않아 인하금액 등을 확인하지 못해 참여여부를 예단할 수는 없다”며 “적정수준이 되면 입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면세점 사업자들은 공항면세점과 시내면세점을 별도로 생각하지만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시내면세점에 더 집중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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