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소주 제품 평가 속 “조금 더 지켜봐야”

<사진=무학>
<사진=무학>

[현대경제신문 최홍기 기자] 주류업체들이 탄산주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탄산주 출시가 유력한 하이트진로는 “탄산주 시장추이를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기존 소주제품도 잘나가고 있기 때문에 탄산주 대량생산을 위한 설비증설이나 별도의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고 8일 밝혔다.

이는 탄산주가 지난해 과일소주 열풍을 잇는 차세대 소주제품이라는 평가에도 반짝 인기를 끌었다 사그러드는 ‘단발성’ 제품에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단 주류업체들은 탄산주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이르면 이달 중순 ‘이슬톡톡(가칭)’이라는 탄산주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7일 무학은 탄산주 ‘트로피칼이 톡소다’를 출시했다.

무학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주종의 다양화가 이뤄지고 있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해 이번 신제품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또 2030세대 소비자를 대상으로 수 차례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가장 선호하는 맛과 알코올 도수를 골라냈다고 부연했다. 용량은 360㎖에 알코올 도수 5%다.

무학 관계자는 “무학의 기술력과 소비자들과의 소통이 합쳐진 결과물인 만큼 주류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올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롯데주류는 매실주에 탄산이 첨가된 탄산 매실주 ‘설중매 매실소다’를 지난달 출시했다.

이 제품은 저도주를 즐기는 소비자들을 위한 탄산주로 매실 특유의 맛과 톡 쏘는 탄산, 달콤함을 더했다. 알코올도수는 4.5%다.

매실주 브랜드인 설중매는 이번 매실소다 출시로 ‘설중매 플러스’, ‘설중매 골드’, ‘설중매 스파클링’까지 총 4종이 됐다.

<사진=보해양조>
<사진=보해양조>

보해양조는 지난해 9월 화이트 와인 베이스에 소다 맛과 탄산을 첨가한 ‘부라더#소다’ 제품을 내놨다.

지난 1월부터는 한정판인 ‘부라더#소다 #딸기라 알딸딸’ 제품을 오는 5월까지 한시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톡 쏘는 탄산과 부드러운 크림, 딸기 과즙의 새콤달콤한 맛이 어우러져 색다른 맛을 선사할 것이라는 게 보해양조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업계 일부에서는 이들 제품이 과일소주처럼 일시적인 인기에 그치지 않겠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6월 이후 주류업계의 한 획을 긋다시피 한 과일소주 출시에 업체들이 앞 다퉈 경쟁하던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당시 롯데마트가 저도수 소주 제품들이 출시되기 시작한 이후 전체 소주제품 매출을 전년과 비교 조사한 결과, 7월 신장률은 14.1%를 기록했지만 점차 하락해 같은해 10월에는 1.3% 신장에 그쳤다.

저도수 소주가 아닌 기존 소주의 매출이 하락하지 않았다는 업체들의 설명대로라면 저도수 소주의 인기가 점차 시들해졌다고 볼 수 있다.

업계는 이처럼 기대를 모았던 과일소주도 초반의 실적과는 다르게 한풀 꺽인 마당에 뒤이어 내놓은 탄산주가 장기적인 실적호조로 이어질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제품자체가 어필할 수 있는 대상이 젊은 여성 등에 한정돼 있다는 점과 함께 탄산주열풍을 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탄산주 제품을 출시하는 기업들의 입장도 조심스럽다.

한 주류업체 관계자는 “기존 소주 제품을 다시 찾는 소비자들도 많아지는 등 시장 다변화에 따라 과일 소주와 탄산주 등 저도수 소주에만 집중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판단이 있다”며 “조금 더 지켜봐야할 때이기도 할 뿐더러 저도수 소주의 매출이 둔해진 만큼 특정 고객을 겨냥한 마케팅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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