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 미국의 2차 양적완화(QE2)가 종결되더라도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입니다"

손성원 미국 캘리포이나주립대 석좌교수는 31일 삼성증권 글로벌 투자포럼에 참석해 "문제는 긴축정책 시행의 여부인데 연방준비은행이 긴축정책을 실시하지 않는 한 금융시장의 큰 동요는 없을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1973년부터 1974년까지 미국 닉슨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 선임 이코노미스트를 지냈으며, 이후 미국 웰스파고은행 수석부행장, 미국 캘리포이나 한미은행장을 지냈다.

손 교수는 "중앙은행이 국채를 매도하고 금리를 인상하는 등 긴축정책을 실행하면 금융시장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며 "그러나 금융정책의 기조는 2012년까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양적완화 이후의 상황을 거대한 '쓰나미'가 아닌 '슬라미(SLAMI)'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양적완화로 인해 유동성이 해외로 빠져나갔다면 앞으로 QE2가 종료되면서 천천히 유동성이 회수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유럽의 재정위기 재발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그는 "유럽 문제는 회복 중인 경제와 세계 주식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정도는 덜 할 수 있지만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의 전염 경로와 유사한 흐름으로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러한 문제는 단시간 내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불확실성으로 잔존해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야기하고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자재 가격도 또 다른 변수다. 기본적으로 농산물이나 원유는 수요가 상승 추세에 있는 반면 공급은 제한적인 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당분간 가격이 급작스럽게 하락 추세로 갈 가능성은 적다.

아울러 중국의 부동산 버블도 관심사다. 중국 정북 부동산을 통제하기 위해 이자를 올리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비정상 채널이 많은 만큼 통제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가운데 손 교수는 중국과 인도, 이머징 마켓의 전망을 밝게 봤다. 반면 유럽과 일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중국과 인도는 인플레이션이 큰 문제이지만 정부에서 이자를 올리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으므로 하반기에는 인플레가 완화되면서 증권시장도 좋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원자재 가격은 오르락 내리락 하지만 장기적으로 계속 올라가니까 원자재에 투자하는 것도 좋다"며 "하반기에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가능성에 더해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 성장률이 신흥국에서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그는 한국경제에 대해서는 "아직도 한국의 수출 비중은 높은 편이므로 세계 경제의 많은 변수에 노출돼 있다"며 "국내 소비자들은 적절한 범위를 넘어선 무거운 부채 부담을 지고 있어 절적으로 성장을 하겠지만 이러한 점이 일부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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