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겸 현대건설 사장이 2년 2개월만에 돌연 사장직에서 물러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김 사장은 이날 오전 현대차그룹에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김 사장이 사퇴 배경에 대한 별다른 설명 없이 급작스레 사퇴 의사를 밝혀 왔다"며 당혹스런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에서는 김 사장이 그룹 경영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사퇴를 결심했다는 말을 전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4월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이후 김 사장과 김창희 부회장의 투톱 체계로 운영돼 왔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으로의 인수가 결정된 이후 김 사장이 물러날 것이란 관측이 계속 제기돼 왔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 운영의 새 판을 짜는데 있어 김 사장의 존재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김 사장이 별다른 과오 없이 회사를 성장시켜 온 만큼 그룹 차원에서의 문책성 인사는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총선출마를 염두에 두고 자발적으로 물러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대차그룹은 "김 사장의 사퇴 이후 공동경영 체제를 위해 후속인사를 단행할 것인지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단 현재의 공동경영 체제를 유지한다면 현대차그룹쪽 인사를 보낼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김 사장은 1950년 경북 상주 출신으로 함창초등학교, 문경중학교, 휘문고를 거쳐 고려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1976년 9월 현대건설 건축사업본부에 입사해 담맘 보건원 훈련소 현장, 말레이시아 지점, 사우디아라비아 내무성 현장 등 해외현장을 거쳐 국내로 복귀해 주요 현장에서 근무했다.

주택영업본부 재임 당시 현대건설의 새 아파트 브랜드 '힐스테이트' 탄생에 큰 공을 세웠다. 2007년 1월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으로 부임한 후에는 2400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을 2008년 7400억원까지 성장시켰으며 이같은 공을 인정받아 2009년 3월말부터는 현대건설 사장으로 일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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