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이 접대비 공개에는 인색하면서 기부금 공개에는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나 '얌체식 정보공개'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23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자산순위 10대 재벌그룹 계열사 581개 가운데 접대비(교제비, 기밀비 포함)를 공개한 곳은 51.1%에 불과했다. 반면 기부금을 공개한 계열사는 전체의 64.4%인 374개에 달해 재벌 계열사들이 유리한 경영정보만 공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요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삼성생명보험, 현대오일뱅크, 삼성중공업, 삼성물산, SK텔레콤, 대한생명보험, 대한항공, 두산중공업, 제일모직 등은 기부금만 공개하고 접대비는 공개하지 않았다.

접대비를 공개한 297개 계열사의 접대비는 191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9년 1633억원보다 17.1% 증가한 수치다.

그룹별로 삼성그룹은 주력사인 삼성전자가 2003년부터 접대비를 비공개로 전환하는 등 78개 계열사 가운데 접대비 내역을 공개한 곳은 41곳에 그쳤다. 이들은 전년보다 17.7% 증가한 330억원을 접대비로 지출해 10대 그룹 중 가장 많았다.

전체 86개 계열사 중 44개사가 접대비를 공개한 SK그룹은 전년보다 14.6% 증가한 313억원을 지출해 2위를 차지했다. SK그룹 계열사인 SK건설은 지난해 접대비 액수가 많아 마찰을 빚자 올해부터 외부 공개 회계자료에서 이 항목을 삭제했다.

한화그룹은 전체 55개 계열사 가운데 30개사가 전년보다 15.4% 증가한 237억원의 접대비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그룹은 78개 계열사 가운데 49개사가 접대비를 공개해 10대 그룹 가운데 공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들 계열사의 접대비 총액은 전년보다 21.7% 늘어난 236억원이었다.

현대차그룹은 63개 계열사 중 33개사가 전년보다 22.3% 증가한 193억원의 접대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LG그룹은 전체 59개 계열사 중 주력사인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을 제외한 24개사가 접대비를 공개했다. 이들 계열사의 접대비는 전년보다 13.7% 늘어난 182억원이었다.

두산그룹은 25개 계열사 중 14개사 공개한 접대비를 살펴본 결과, 전년보다 16.5% 증가한 168억원으로 나타났다. 21개 계열사 가운데 12개사가 공개한 현대중공업 그룹은18.2% 늘어난 124억원을 기록했다.

76개 계열사 가운데 35개사가 공개한 GS그룹의 접대비는 전년 대비 11.3% 증가한 113억원을 기록했고, 40개사 가운데 15개사가 공개한 한진그룹은 전년 보다 34.8% 증가한 16억원으로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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