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535개사 최다 설립…1897년 설립 ‘동화약품’ 최장수 기업
업종별 평균 연령, 섬유업(51.5세)>식품업(36.5세)>건설업(36.3세) 順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국내 2천대 기업의 평균 연령이 28.3세로 조사됐다.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29일 ‘국내 2000大 기업 회사 설립년도 분석 현황’에서 “사업보고서 기준 국내 매출 순위 2000대 기업(금융 및 특수목적 회사 제외)의 평균 연령은 28.3세이고, 업종별로는 섬유, 식품, 건설 순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내 2000대 기업 설립년도를 10년 단위로 살펴보면 1990년에서 1999년에 세워진 회사들이 535개사로 가장 많았다. 이는 2000대 기업 중 26.8%다. 2000~2009년에 문을 연 곳이 455개사(22.8%)로 뒤를 이었다. 1970년대 창업한 회사는 315개(15.8%)였고, 1980년대 회사는 296개사(14.8%)로 조사됐다.

1945년 광복 이전에 세워진 기업들도 21곳이나 됐다. 이 중에는 제약업종에 있는 회사들이 많았다. 삼성제약(1929년), 유한양행(1936년), 일동제약(1941년), JW중외제약(1945년) 등이 모두 해방 이전에 세워졌다. 사람으로 치면 모두 70세 고희(古稀)를 넘는 장수기업이다.

1910년대 설립돼 90년이 넘은 기업은 성창기업지주(1916년), KR모터스(1917년), 경방(1919년) 등 3곳이다.

조사 대상 2000대 기업 중 최초로 세워진 국내 회사는 ‘활명수’로 유명한 ‘동화약품’이다. 이 회사의 공식 설립기념일은 1897년 9월로, 올해로 118년이 됐다.

업종별로는 섬유업종의 평균 연령이 51.5세로 가장 높았다. 경방을 비롯해 일신방직, 대한방직, 부산방직 등이 60년 넘었다. ‘식품업’과 ‘건설업’도 각각 36.5세, 36.3세를 기록했다. 의식주(衣食住)를 해결하는 업종의 역사가 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제약(33.5세), 자동차(32.3세), 화학(30.1세), 도소매(29.5세), 금속(29.3세)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2000대 기업 중 가장 많은 기업이 분포된 전자업종은 평균 연령은 21.8세다. 타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를 가졌지만 국내 산업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전자업종 중 대표적인 형님 회사다. 지난 1949년 국도건설로 시작해 현대전자산업으로 상호가 변경된 후 현재 SK그룹에 안착했다.

2000대 기업 중 매출 상위 1% 안에 드는 20개 대기업의 평균 연령은 37.6세로 조사됐다. 이 중 1944년에 설립된 ‘기아자동차’의 기업 역사가 가장 길다. 매출 1위 기업 삼성전자는 1969년에 설립됐다.

단일 설립 년도를 기준으로 가장 많은 회사가 세워진 해는 지난 2000년으로, 139개사가 설립됐다. 이어 1999년도(110개사), 1997·2000년(각각 68개), 1998년 67개 순으로 많은 회사들이 문을 열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IMF 외환위기 시기에 국내 2000대 기업이 가장 많이 배출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IMF 외환위기를 계기로 대마불사(大馬不死) 신화가 무너지면서 대기업의 우수 인재들이 IT 기업을 다수 창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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