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법인 중 美 ‘피델리티 매니지먼트’, 52곳 최다 투자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가 25일 발표한 ‘국내 상장사에 5% 이상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외국 투자자 현황 조사’에 의하면 국내 상장사의 지분 5%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국가는 30개국이다. <자료=한국CXO연구소>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가 25일 발표한 ‘국내 상장사에 5% 이상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외국 투자자 현황 조사’에 의하면 국내 상장사의 지분 5%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국가는 30개국이다. <자료=한국CXO연구소>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국내 상장사 중 외국투자자의 지분이 5% 이상인 곳이 285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25일 ‘외국 투자자 현황 조사’ 보고서에서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보고서(이달 10일 기준)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외국 투자자 198곳이 국내 285개 상장사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내 상장사에 5% 이상 대량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국가는 30개국이다. 이중 미국에 국적을 두고 있는 법인이 투자한 상장사는 120곳(42.1%)이다. 미국 다음으로는 일본이 42곳(14.7%)으로 많았다.

버진아일랜드, 케이만군도, 버뮤다 등 조세피난처로 불리는 곳에 소재한 투자법인들도 국내 26개 상장사의 지분을 대량 보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285개 상장사에 투자된 외국 법인의 지분 가치는 지난 19일 종가 기준으로 40조원이다.

이중 미국 투자 법인들의 주식평가액은 18조원이다. 이어 네덜란드가 5조2천억여원을 기록했다.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나라 중에서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소재한 투자 법인들의 주식평가액이 1조1천603억원에 달했다. 대표적으로 SK C&C에 5.57% 투자하고 있는 ‘베스트 립 엔터프라이즈 리미티드’의 주식평가액은 6천798억원이다.

개별 외국 투자자 중 국내 상장사에 가장 많은 5% 넘는 주식을 보유한 곳은 ‘피델리티 매니지먼트 앤 리서치 컴퍼니(이하 피델리티 매니지먼트)’로 확인됐다. 미국 보스톤에 주소를 두고 있는 이 투자 회사는 국내 상장사 52곳이나 되는 곳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피델리티매니지먼트의 지난 19일 기준 전체 주식평가액은 2조6천198억원이다.

오일선 소장은 “국내 상장사 중에서는 피델리티 매니지먼트가 가진 2~3대 지분 움직임에 따라 기업 운명이 달라질 곳도 여럿 있어 이 회사의 지분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소재 ‘템플턴 자산운용사’는 국내 상장사 11곳의 지분 5% 이상을 보유중이다. 이 외국 법인이 보유한 주식평가액은 1조6천696억원이다. 대표적으로 휠라코리아(11.64%), 현대산업개발(10.91%), LF(구 LG패션, 7.49%) 지분 등을 소유하고 있다. 미국 투자사 ‘더캐피탈그룹 컴퍼니인크’는 국내 상장사 5곳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를 비롯해 삼성SDI, LG유플러스 등이 포함됐다. 이들 5개 회사에 투자된 주식평가액은 2조3천200억 원이다.

국내 상장사 지분을 대량 보유한 국가의 투자 성향도 달랐다.

미국, 영국 법인의 경우 경영에 직접 참가하기 보다는 단순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적으로 경영에 관여하기 보다는 현금 배당이나 시세 차익 등을 얻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는 의미다.

반면 일본, 싱가포르, 중국 등 아시아계 투자 법인들은 단순 투자보다는 경영 참가 목적에 좀 더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편으로 조사됐다. 중국은 경영 참가 목적이 100%였고, 일본과 싱가포르도 각각 67%나 될 정도로 높았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외국계 투자 법인들은 성장성이 높고 우량기업이면서도 최대주주 지분율이 30% 미만인 기업들을 주요 타깃으로 2~3대 주주 역할을 하며 이익을 극대화 하려는 투자 성향이 강한 편”이라며 “국내 상장사가 기업지배구조 등을 견고하게 하고, 국내외 경영 외풍을 버텨내려면 최대주주 지분율을 최소 30% 이상 유지해놓거나 우호 지분을 다수 확보해야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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