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마일리지 특약 할인율 두 차례 인하에 타 손보사 울며 겨자먹기

 
 

[현대경제신문 박영준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 보험 우량고객 이탈을 우려해 차를 적게 타는 사람에게 마일리지 특약 형태로 보험료 할인을 늘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화재가 올해 마일리지 특약을 통해 자동차보험료을 두 차례 인하하면서 보험료 할인 경쟁을 부추긴 셈인데, 각사마다 우량고객 이탈을 우려한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달 21일 마일리지특약의 할인율을 최대 15.0%에서 17.0%로 2%포인트 확대했다. 이는 지난 3월 할인율을 4%포인트 확대한데 이어 두 번째다.

반면 블랙박스를 장착한 업무용 차량의 특약 할인은 1%를 적용해 기존보다 3%포인트 낮췄다.

마일리지 특약을 적용 받는 운전자의 경우 운행거리가 적은 만큼 상대적으로 우량 고객에 속하는 반면 블랙박스를 단 차량의 운전자는 손해율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할인율 확대는 손보업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모두 4월부터 마일리지 할인폭을 늘렸다.

늘어가는 자동차보험의 적자에도 보험료를 올릴 수 없는 대형사가 사고가 적은 우량고객을 모집해 치솟는 손해율을 개선하려는 것이다.

현대해상은 최대 11.9%의 할인율을 16.5%로 4.6%포인트 확대했으며, 동부화재는 최대 17.0%로 5.1%포인트, LIG손보는 최대 15.0%로 4.7%포인트, 메리츠화재는 최대 16.7%로 4.8%포인트 각각 늘렸다.

반면 블랙박스 장착 여부는 손해율 개선에 큰 작용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할인폭이 줄었다. 현대해상은 이달부터 영업용·업무용 차량에 블랙박스 특약을 아예 없앤다.

대형사의 마일리지 특약 확대에 중소형사는 ‘울며 겨자먹기’식 할인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가장 높은 손해율을 기록한 MG손해보험은 최대 9.0%까지 마일리지 특약 할인율을 확대했다. 손해율이 두 번째로 높은 흥국화재의 경우 1만km까지 적용하던 마일리지 특약을 손보사 중 유일하게 1만5천km까지로 확대 적용했다. 온라인 전업사인 하이카다이렉트와 더케이손해보험도 할인 폭을 4~5%포인트 늘렸다.

반면 중소형사 중 유일하게 악사손해보험만 지난 2013년 이후 마일리지 특약의 할인 폭의 변동이 없었다.

악사손보 관계자는 “현재 제공하는 마일리지 특약의 할인이 실질적으로 할인 혜택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 할인율을 유지하고 있다”며 “다만 우량고객의 이탈이 우려된다면 손익을 검토해 충분히 검토하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중소형사의 마일리지 할인 폭 확대는 대형사로의 우량고객 이탈에 따른 선제적 대응으로 분석된다. 손해율이 타사보다 높은 중소형사의 경우 우량고객 이탈이 손해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에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도 시장논리에 따라 보험료가 저렴한 쪽으로 고객이 유입되기 마련”이라며 “마일리지 할인 폭을 늘리면 보험료를 올리는 등 적자폭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 필요함에도 출혈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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