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TM 채널 업계 평균 하회…완전판매 관리 소홀 지적도

 
 

[현대경제신문 박영준 기자] 생명보험업계에서 빅3로 불리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가운데 교보생명의 13회차 계약 유지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설계사와 텔레마케팅(TM) 채널의 13회차 계약 유지율이 업계 평균보다 낮아 모집인의 완전판매 관리에 소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3회차 계약 유지율이란 월납으로 보험료를 13회차까지 납입했을 때 남아있는 가입자의 비율이다. 이는 보험사들의 실질적인 보험계약 유지능력으로 보험사가 가진 보험계약의 완전판매도를 나타내는 지표로도 사용된다.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 요청한 ‘2014년 전체 생명보험사의 13회차 계약 유지율’ 자료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13회차 계약 유지율은 79.5%다.

이는 전년(80.81%)보다 1.09%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생명보험사 전체 평균(81.1%)보다도 1.6%포인트 낮다.

반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유지율은 각각 87.2%, 83.3%로 집계돼 생보사 평균보다 높았다.

교보생명의 13회차 계약 유지율이 업계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는 설계사와 텔레마케팅 채널에서 가입자 이탈이 심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교보생명의 설계사 채널 13회차 계약 유지율은 78.7%로 삼성생명(87.2%), 한화생명(83.3%)보다 낮았다.

이는 전체 생보사의 설계사 채널 13회차 계약 유지율 평균(79.4%)에도 미치지 못한다. 덩치에 비해 설계사들의 완전판매 관리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전체 25개 생보사의 설계사의 절반에 해당하는 설계사를 삼성·한화·교보생명이 보유하고 있다”며 “채널별 유지율에서 드러나듯 13회차 계약 유지율은 설계사의 완전판매 역량과 결부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텔레마케팅 채널의 유지율도 66.6%로 매우 저조하다. 지난해 10명 중 4명가량의 가입자가 중도 이탈한 셈이다.

텔레마케팅 채널을 보유한 16개 생보사 중에서도 에이스생명(28.7%), 신한생명(61.6%), 현대라이프생명(63.7%) 정도가 교보생명보다 유지율이 낮았다.

중·소형 생보사의 경우 보유계약이 한 건 줄어들 때마다 유지율 변동이 대형사보다 심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교보생명은 텔레마케팅 채널에서 상대적으로 가입자의 중도 포기가 높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에 대해 교보생명 관계자는 “13회차 계약 유지율이 보험료가 아닌 보장금액에 따라 산정돼 보장금액이 상대적으로 큰 보장성 보험 상품을 많이 취급할수록 변동 폭이 크다”며 “교보생명은 종신이나 CI 등 보장성 보험 판매에 주력해 왔으며 특히 TM채널의 보장성보험 판매가 두드러져 타사보다 상대적으로 유지율이 나쁘게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대형사들이 설계사 및 텔레마케팅 채널에서 종신이나 CI 등 보장성 보험판매를 주로 해오고 있다는 점에서 교보생명이 빅3 가운데 유지율이 가장 낮은 것은 교보생명이 모집인 관리에 구멍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업계의 지적이다.

이에 보험 판매 일선에서 영업하는 설계사 및 텔레마케터의 교육을 강화해 가입자 이탈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대형사의 1년차 계약 유지율이 업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모집인의 완전판매를 제대로 모니터링하지 않았거나 단기간에 실적을 올리기 위해 압박을 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단기성과에 목매지 않더라도 모집인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며 “보험사들은 설계사의 교육을 철저히 해 불완전판매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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