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서 임종윤·종훈 형제 승리

[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서 임종윤·종훈 형제가 승리했다.

한미사이언스는 28일 경기 화성시 라비돌호텔(신텍스)에서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주총에서는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제안한 이사진 5명의 선임 안건이 모두 통과했다.

임종윤·종훈 형제를 비롯해 권규찬·배보경 기타비상무이사와 사봉관 사외이사 등 형제 측 후보 5인 모두 이사회 진입에 성공했다.

한미사이언스 이사진 9명 가운데 형제 측 인사가 5명으로 과반을 차지하게 된 셈이다. 이에 지난 1월부터 2개월 동안 진행된 OCI그룹과 한미그룹의 통합에 제동이 걸렸다.

반면 통합을 추진한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이우현 OCI홀딩스 대표이사 후보자 등 6명 후보의 이사 선임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측 인사는 한 명도 선임되지 못했다.

이에 한미사이언스 이사진은 송영숙 회장과 송 회장 측인 신유철 사외이사, 김용덕 사외이사, 곽태선 사내이사 4명과 임종윤·종훈 형제와 권규찬 기타비상무이사, 배보경 기타비상무이사, 사봉관 사외이사 5명으로 나뉘게 됐다. 4대 5로 형제 측이 이사회를 장악한 셈이다.

이 같은 승패를 가른 것은 소액주주들의 선택이었다.

이날 한미사이언스 주총에 출석한 주주는 총 2160명이었다.

전체 발행주식 6995만6940주 가운데 의결권이 있는 주식 총수는 5962만4506주로, 발행 주식 총수의 88.00%에 달한다.

임종윤·종훈 형제 측 주주제안 이사들은 5인 모두 50%가 넘는 찬성표를 얻었다.

임종윤 전 한미약품사장은 52.2%에 달하는 3114만7995주의 표를 받아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동생인 임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도 3087만2384주(51.8%)의 찬성표를 얻었다.

임주현 부회장의 경우 2859만709주(약 48%), 이우현 회장은 2864만592주(48%)의 찬성을 얻는 데 그쳤다.

앞서 국민연금이 송영숙·임주현 모녀 손을 들어주면서 확보한 모녀 측 우호지분은 42.66%, 형제 측 우호지분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지분을 포함한 40.57%로 모녀 측이 우세했다.

양측의 지분율 격차는 2.1%P 차이에 불과했다. 이처럼 양측이 확보한 지분이 팽팽했던 가운데 3만8000명의 소액주주(16.76%)들 표에 따라 승패가 판가름난 것이다.

이날 주총은 오전 9시부터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위임장 집계 문제 등으로 3시간 30분가량 늦게 시작했다.

이날 주총 의장은 일신상의 이유로 불참한 송영숙 회장 대신 신성재 한미사이언스 경영관리본부장(전무)이 맡았다. 임주현 부회장도 일신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임종윤·종훈 형제는 오전 9시 10분께 주총장에 입장해 자리를 지켰다.

이 날 주총에선 한 때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신 전무가 등기이사가 아님에도 자신을 전무이사로 소개하면서 고성이 오가는 언쟁을 벌였으며, 개회 이후에도 지연이 이어지면서 결국 오후 3시를 넘겨 결과가 나왔다.

이번 주총 결과에 대해 OCI홀딩스는 “주주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통합 절차는 중단한다”며 “앞으로 한미약품그룹의 발전을 바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