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실적 부진에 창사 첫 희망퇴직 실시
전국이마트노조 “사측, 직원을 패잔병 취급”
마트노조는 치료비 지원 축소에 집회도 열어
마트노조 “뼈 빠지게 일한 사원 나 몰라라”

민주노총 산하 마트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7일 서울 중구 이마트 본사 앞에서 사측의 의료비 지원 항목 일부 중단에 항의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마트산업노동조합]
민주노총 산하 마트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7일 서울 중구 이마트 본사 앞에서 사측의 의료비 지원 항목 일부 중단에 항의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마트산업노동조합]

[현대경제신문 박태진 기자] 이마트 노사가 실적 부진으로 인한 희망퇴직과 복지 축소로 대립하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마트산업노동조합은 27일 서울 중구 이마트 본사 앞에서 사측의 의료비 지원 항목 일부 중단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마트노조는 “사측은 2월 전사 노사협의회를 개최해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증식치료 및 유사 비급여 치료 항목에 대해 4월 1일부터 의료비 지원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마트는 중량물을 반복적으로 정리, 진열하는 업무, 반복적으로 계산을 하는 업무, 반복적으로 조리를 하는 업무 등으로 대다수 사원이 근골격계 질병을 앓고 있는 사업장임에도 근골격계 질병에 필수적인 치료를 지원 항목에서 제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2019년 노조에서 대형마트 직원 5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0% 이상이 근골격계 질환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적 있다고 답했다”며 “이런 사업장에서 지원을 제외하겠다는 것은 뼈 빠지게 일하다 아픈 사원을 나 몰라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료비 지원 규정은 사규로 노동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할 때 과반수 노동조합의 합의, 과반수 노동조합이 없을 경우 전체 직원 과반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어떠한 절차도 없이 노사협의회에서 협의했다”며 “법적 대응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마트 사측은 또 창사 첫 희망퇴직으로도 노조와 갈등 중이다. 

한국노총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은 지난 26일 성명을 “신세계를 국내 11대 기업으로 성장시킨 이마트 사원들이 이제 패잔병 취급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인 사측의 희망퇴직을 비판하는 성명이다. 

이마트는 지난 25일 오후 전사 희망퇴직 신청 공고를 게시했다.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영업손실 469억원을 기록하며 2011년 법인이 설립된 이후 처음 적자를 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이날 희망퇴직 공고에서 15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월 급여 24개월치의 특별퇴직금과 2500만원의 생활지원금을 지원하겟다고 밝혔다.

한채양 이마트 사장은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통해 “무거운 마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이번 조치를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반면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은 성명에서 “백화점의 존재감이 미약할 때 그룹을 키워 온 사원들에게 나가주길 바란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며 “산업이 전환되는 시점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쫓아다니다 닭 쫓던 개와 유사한 상황이 됐다”고 비판했다. .

또 “한채양 대표는 업의 본질을 얘기하더니 결국 회사의 미래에 대한 뚜렷한 비전 없이 인건비 줄이고, 재무를 건드는 것 외에 보여준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는 어렵다는 상투적인 말만 할게 아니라 왜 그렇게 됐는지 냉철한 자기 분석과 반성을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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