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그룹 골프장사업 핵심 계열사
캐슬렉스제주 합병하려다 철회
주지홍 부회장 편법승계 논란 탓
“골프 대중화..전방위 홍보 강화”

[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사조그룹 캐슬렉스서울이 지난해 순손실을 봤다. 이 회사는 2015년부터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사조씨푸드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계열사 캐슬렉스서울이 지난해 8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지난 12일 공시했다.

캐슬렉스서울은 사조그룹의 비상장계열사로 골프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경기도 하남시에 18홀 규모의 회원제 골프장과 96타석 규모의 골프연습장인 캐슬렉스 골프클럽을 운영 중이다.

사조산업이 79.5%, 사조씨푸드 20%, 주진우 사조산업 회장이 0.5%씩 각각 이 회사의 지분을 들고 있다.

캐슬렉스서울은 주지홍 사조산업 부회장 개인 회사인 캐슬렉스칭따오 합병에 동원된 곳이다.

캐슬렉스칭따오는 지난 2007년 설립됐다. 지분은 주지홍 사조산업 부회장이 직간접적으로 지분 95%를 보유한 캐슬렉스제주가 100%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2014년 당기순손실 47억원을 기록하고, 자본총계도 마이너스(-) 137억원에 달하는 상황에 처하자 캐슬렉스서울이 이듬해 지분을 모두 인수한 뒤 흡수합병했다.

캐슬렉스서울은 2021년에는 캐슬렉스제주 인수도 시도했다.

당시 캐슬렉스제주는 장기간의 경영악화로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였다. 2019년 말 총자본이 마이너스(-) 206억원이었다. 캐슬렉스서울이 캐슬렉스제주의 부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이 합병을 두고 사조산업 주주들은 반발했다. 주지홍 부회장의 승계 자금 마련을 위한 합병이라는 주장이었다.

캐슬렉스서울이 캐슬렉스제주를 인수하면 주 부회장은 합병비율에 따라 캐슬렉스서울 지분을 12% 이상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주 부회장은 개인회사의 부실을 계열사에 떠넘기면서 기업 가치가 보다 나은 캐슬렉스서울의 지분까지 얻는 셈이었다.

소액주주들은 또 사조산업이 의도적으로 부동산 등 자산 재평가를 수십년째 미루는 방식으로 주가를 낮게 관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부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완전히 확보하기 위해서는 주 회장의 지분(14.24%)을 비롯한 사조산업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데, 사조산업 주가가 낮을수록 경영권 지분 확보에 낮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사조산업 소액주주들은 경영 참여를 선언하고 이사진 퇴직까지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당시 소액주주 측은 “캐슬랙스제주는 사조그룹 상장사들로부터 수백억원의 부당대여금을 받아 부실을 내면서도 승계를 위한 계열사 지분매입에 이 자금들을 활용했다”며 “사조대림은 캐슬렉스제주에 지원한 대여금 중 237억원을 손실충당금으로 처리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 갈등은 소액주주의 승리로 끝났다.

지난 2021년 3월 사조산업은 캐슬렉스서울과 캐슬렉스제주의 합병을 철회했다.

당시 사조산업은 “캐슬렉스서울은 비용 절감과 경영 효율성 개선을 통한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목적으로 캐슬렉스제주와의 합병 절차를 진행했다”며 “양사 간 합병 절차 진행 과정에서 회사의 내부사정과 경영 판단의 사유로 합병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골프산업의 전망은 좋다.

사조산업은 13일 사업보고서를 통해 “골프의 대중화가 진행됨에 따라 신규 골프장도 점차 늘고 있고 골프용품 제조업의 발전, 교역 활성화 등으로 향후 골프산업은 레저산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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