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배당·자사주 소각 잇따라 발표
밸류업 기대에 증권 지수 올들어↑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증권사들이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맞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시장 기대치 부합 여부에 따라 주가 추가 상승도 기대해 볼만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전날 공시를 통해 보통주 800원, 우선주 850원을 현금배당하기로 발표했다. 보통주의 경우 지난 11일 종가(1만1,710원) 기준 수익률이 6.8% 수준이다. 배당 총액은 2,808억원 규모로 2021년 결산 당시 지급한 3,320억원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여기에 NH투자증권은 13년 만에 처음 500억원 규모로 자기주식을 취득해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12일부터 오는 6월 11일까지 석달 동안 장내에서 주식을 매수해 소각하겠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올해부터 2026년까지 매년 최소 보통주 1,500만주 및 우선주 100만주 이상을 소각하기로 한 상태다. 미래에셋증권은 2024~2026년에는 주주환원율을 최소 35% 이상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10월 중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향후 3년간 주주환원율(회사가 번 돈에서 주주에게 돌려주는 비율)을 30% 이상으로 유지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자사주 소각에도 나설 계획이다.

메리츠증권을 소유한 메리츠금융지주도 주주환원 확대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주주환원율은 51%로, 금융 업종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6,400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소각했고 4,483억원(주당 2,360원)의 배당을 지급하기로 해 주주 환원액이 1조 883억원에 달한다.

증권사들은 선배당액 확정 후배당기준일 설정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선진화 정책에 부합하는 행보도 보이고 있다. 결산 배당기준일을 배당금 확정 시기보다 늦춰서 투자자가 배당금을 먼저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증권은 2023년 결산 배당금을 보통주 1주당 2,200원으로 작년 1,700원에서 29.4%(500원) 올린 바 있다. 배당금 총액은 1,965억원으로 오는 21일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배당금이 확정될 시 배당성향은 35.8%를 기록하게 된다.

교보증권의 경우 지난달 6일 진행된 이사회에서 소액주주 보통주 1주당 250원, 최대주주 무배당 안건을 결의했다. 기준일의 경우 오는 29일이다. 최근 5년간 교보증권의 배당성향은 눈에 띄게 늘고 있는데 2019년에는 16.4%이었으나 지난해에는 55.8%까지 높아졌다.

현대차증권은 오는 29일을 배당금 기준일로 정하고 40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156억원이다.

대신증권은 보통주 1주당 1,200원, 우선주 1,250원, 2우B 1,200원의 현금배당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총액은 821억원, 배당기준일은 이달 26일이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배당확대를 비롯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나서자 올해 증권주들은 전반적으로 우상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로 구성된 KRX 증권 지수는 전날 기준 올 초(647.51)와 비교해 12.2% 올랐다.

증권주는 연초 실적 악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으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계획이 공개된 지난 1월 말부터 저PBR 수혜주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실적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영향 등으로 증권사들의 주가가 당분간 양호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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