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추위·이사회 이후 최종 후보 추천
내부 출신으로 IB업무 전문성 갖춰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사진)이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선임 과정에서 노조의 반발과 중앙화 금융지주 간 갈등이 드러난 만큼 관계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전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열어 윤 부사장을 신임 사장 후보로 최종 추천했다. 그는 27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거쳐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1967년생인 윤 부사장은 NH투자증권의 전신인 LG투자증권에 1993년 입사해 기업금융팀장, 커버리지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정영채 사장과 20년 가까이 호흡을 맞추며 IB 황금기를 이끈 인물로 평가된다. 현재는 IB1사업부와 IB2사업부를 모두 총괄하고 있다.

앞서 임추위가 결정한 숏리스트에는 윤 부사장 외에도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과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 등이 이름을 올렸었다. 차기 사장 선임 과정에서 농협중앙회는 유찬형 전 부회장을, 농협금융지주는 윤 부사장을 밀면서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농협의 지배구조는 농협중앙회에서 농협금융지주, 은행·증권 등으로 이어진다. 2012년 신경분리(신용 사업과 경제 사업의 분리) 이후 농협금융지주가 독립했지만 여전히 농협중앙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번에도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의 선거를 도운 유 전 부회장이 유력후보로 거론됐다. 유 전 부회장은 1988년에 입사해 2022년 농협중앙회 부회장으로 퇴임할 때까지 34년간 농협에 몸담은 '농협맨'이다.

그러나 농협금융지주가 전문성을 내세워 내부 증권맨인 윤 부사장을 고집하고 금융감독원이 중앙회의 인사 개입에 선을 그으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금감원은 지난 7일 NH농협금융지주와 계열사 검사에 착수하며 차기 사장 인선 절차의 적절성을 포함해 지배구조를 살피겠다고 밝혔다.

결국 윤 부사장이 최종 후보로 선임됐다. 과거 우리투자증권을 NH농협증권이 흡수하며 NH투자증권이 탄생한 이후 김원규 대표, 정영채 대표 등으로 이어지는 내부 출신 발탁 전통이 이어졌다는 평가다.

당국과 대립은 피하게 됐지만 윤 후보자는 여전히 내부반발을 넘어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NH투자증권지부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윤 후보자가 차기 대표에 적합하지 않은 인사라고 밝혔다.

노조는 “NH투자증권 내부에서도 윤 부사장의 실적은 정영채 사장의 영업이지 본인의 것이 아니란 말이 넘쳐난다”며 “더 열심히 일하고 있는 본부장·부서장·직원들은 대표라면 영업으로 직원들에게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분간 중앙회나 회사 내부에서 잡음이 이어질 수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윤 부사장이 실적을 통해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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