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지식 겸비한 인물 선호 추세"

[현대경제신문 이재인 기자] 주요 보험사들이 사외이사로 법조·의료계 출신 인사를 앞다퉈 영입하고 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들이 20~22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사내·외이사 선임 안건에 법조계 또는 의료계 출신이 다수를 차지해 주목받고 있다.

삼성화재는 20일 주주총회에서 검사장 출신인 성영훈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을 사외 이사로 선임한다. 성 전 위원장은 광주지방검찰청 검사장,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 국민권익위원장을 역임한 뒤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3월 주총때는 김소영 전 대법관을 선임했고, 4명의 사외이사 중 절반이 법률 전문가로 채워질 전망이다.

21일 삼성생명은 임채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임 전 장관은 산업자원부 국장, 지식경제부 제1차관, 국무총리실 실장 등으로 지냈다. 삼성생명은 이번 신규 선임으로 유일호 이사 등 두명의 사외이사진을 장관 출신으로 꾸리게 됐다.

한화생명도 21일 열리는 주총에서 법률 전문가가 2명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박순철 전 검사장과 정순섭 서울대 로스쿨 교수가 그 대상이다. 박 전 검사는 현재 법무법인 한뫼 변호사로 활동 중이고, 정 교수는 로스쿨 교수 재직 중인 금융규제법 전문가다.

이에 업계에서는 올해 새 법안의 시행으로 보험사들의 리스크 관리 뿐만 아니라 보험업계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사외이사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22일 열리는 DB손해보험 주총에서는 김철호 분당서울대병원 외래진료 의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해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김 교수는 분당서울대병원 노인의료센터장과 대한노인병학회장도 역임했다. DB손보는 내세우고 있는 요양보험 사업 관련해서 전문적인 김 교수의 역할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들이 법조·의료계 인사 모시기에 박차를 가하는 건 업계 특성과도 관련이 있다. 보험금 지급과 불완전판매 등 보험 관련 법적 논쟁이 계속 되고 있고 대형 보험사기 건수가 더 늘어나 법률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헬스·시니어 케어와 같은 요양사업을 신사업으로 내세우면서 전문지식을 경험한 인물을 더 선호하기 마련이다. 이런 전문 분야 사외이사의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 “최근에는 사외이사로 법조나 의료계 인사를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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