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대부분 이사진 재선임
미래 먹거리 발굴하는 곳도 있어
남양·KT&G는 새로운 수장 맞아

서울의 한 대형마트 식품 코너 [사진=성현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 식품 코너 [사진=성현 기자]

[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주요 식품업체들이 이번달 중순부터 열리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분주한 모습이다.

올해 식품업계 주총의 화두는 내부 안정과 미래 먹거리다. 주요 사내이사를 재선임하면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고 사외이사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관료 출신이 주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은 이번달 21일 주총에서 새 이사진을 꾸릴 계획이다. 오리온은 송찬엽 전 서울동부지검 검사장을 사외이사로, 이욱 전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을 사외이사·감사위원으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송 전 검사장은 현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로 근무 중이며 대검찰청 공안부장·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을 지냈다.

오리온은 지난해 3월 주총에서 노승권 전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농심은 22일 주총을 열고 사내이사인 신동원 회장과 여인홍 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김지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의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을 논의한다.

여 이사는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을 역임한 정책분야 전문가다. 농림부의 주요 부서에서 근무하면서 실무적인 역량을 축적했다. aT 사장도 역임해 경영인으로서의 역량도 갖췄다는 평가다.

김 이사는 식품공학 분야 전문가로 식품소재·건강기능식품 등에 대한 연구 활동을 통해 풍부한 지식을 갖춘 인물이다. 여성이사로서 이사회의 다양화 측면에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 운영에 기여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크라운제과는 29일 주총에서 윤석빈 크라운제과 대표이사와 기종표 크라운제과 이사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외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지낸 조봉순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계획이다.

빙그레도 같은날 열리는 주총에서 고재학 빙그레 재경담당 상무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과 강명길 로드팜 대표의 사외이사 재선임 등을 논의한다.

현대그린푸드와 매일유업, 하림지주는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신사업 확대를 주요 안건으로 올렸다.

먼저 현대그린푸드는 26일 주총에서 사업 목적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올린다.

현대그린푸드는 건강기능식품(건기식) 판매업을 추진하기 위해 정관에 ‘건강기능식품의 제조·판매·유통업’을 추가한다.

하림지주는 28일 열리는 주총에서 통신판매 중개업·전자상거래업·소프트웨어 및 시스템의 개발과 용역 제공 사업, 프랜차이즈 관련 서비스업 등을 신사업 목적으로 추가할 계획이다.

매일유업도 29일 주총에서 건강기능식품 제조·판매 및 수출입업을 신규사업 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라 케어푸드 시장에 주목해 왔다”며 “메디컬푸드 사업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성장세에 있는 환자식·고령친화식 제품의 기업간 거래(B2B) 사업뿐만 아니라 기업-소비자거래(B2C) 제품을 선보이고, 환자식·고령친화식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G와 남양유업은 새로운 수장을 맞는다.

남양유업은 29일 열리는 주총에서 윤여을 한앤컴퍼니(한앤코) 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윤 회장은 웅진식품 이사회 의장과 기타비상무이사 등을 역임했다.

또 배민규·이동춘 한앤코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도 상정했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이명철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이사장을 추천했다. JW신약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이명철 이사장은 이날 주총을 거쳐 신규 선임될 전망이다. 이는 국내 사모펀드(PEF) 한앤코가 제시한 안건을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앤코는 지난 1월 대법원 판결을 통해 남양유업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는데 성공했지만 홍원식 회장이 고문 선임을 요구하는 등 경영권 이전을 둘러싸고 갈등해 왔다.

하지만 홍 회장을 주축으로 한 남양유업 이사회가 한앤코가 요구한 사항을 주총 의안으로 올리면서, 남양유업을 둘러싼 양측 간의 갈등도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KT&G는 28일 주총에서 대표이사 사장과 사외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9년만의 수장 교체다.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는 방경만 KT&G 총괄부문장(수석부사장)이, 사외이사로는 임민규 KT&G 이사회 의장 등이 리스트에 올랐다.

KT&G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9일 방경만 총괄부문장을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 발표하며 “(방경만 총괄부문장은) 탁월한 분석과 전략 수립으로 국내시장 브랜드 경쟁력 확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며 “기업가치 제고는 물론 차별화된 전략과 강력한 실행으로 성과를 창출해 온 점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김명철 사추위원장은 “사추위 위원 모두 투명성과 공정성, 객관성을 핵심 원칙으로 외부의 간섭 없이 내‧외부 후보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사장 후보를 인선했다”고 말했다.

이어 “심도 있고 충분한 논의 끝에 방 후보가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데 있어 최적의 후보라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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