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1.02%로 0.04%p 내려
작년 이자장사 비판 후 첫 조정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연합]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투자자들로부터 '이자 장사' 비판을 받았던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이 다시 낮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KB증권이 2분기부터 요율 인하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내달 1일부터 평균잔고(평잔) 100만원 이상 기준 원화 고객 예탁금 이용료율을 1.06%에서 1.02%로 0.04%p 내린다. 거주자 외화 예탁금 이용료율 역시 평잔 800달러 이상 기준 0.73%에서 0.67%로 0.06% 인하한다.

예탁금 이용료는 투자자가 증권계좌에 예치한 현금성 자산에 증권사가 지급하는 이자를 의미한다. 증권사들은 한국증권금융에 고객 예탁금을 맡기고 이자를 받는데 여기서 전산비, 인건비 등을 뺀 나머지 금액의 일부를 투자자에게 돌려준다.

지난해 기준금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증권사들이 예탁금 이용료율을 낮게 책정해 이자장사로 이득을 취한다는 비판이 불거졌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하반기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 산정 모범규준'을 제정해 예탁금 이용료율을 종류별·금액별로 세분화해 공시하고 이용료율 산정주기를 분기 1회 이상으로 변경해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주기적으로 이용료율을 재산정하기로 했다.

결국 증권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이용료율 인상에 나섰다. 예탁금 규모가 가장 컸던 키움증권은 0.25%의 낮은 이용료율을 1.05%로 대폭 인상했고 하나증권도 0.35%에서 1.05%로 상향했다. 삼성증권은 0.4%에서 1.0%로 올렸다. 당시 KB증권도 0.03% 올린 1.06%를 적용했다.

하지만 올해는 기준금리 인하가 예고돼 있는 만큼 다른 증권사들도 이용료율을 조정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증권금융은 정기예금·단기금융펀드(MMF) 등으로 투자자 예탁금을 운용하고 수익률은 시장금리에 연동된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7일(현지시간) 연방 상원(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해서 이동하고 있다는 확신이 더 들기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이러한 확신을 갖게 되면 그리고 우리는 그 지점에서 멀지 않았는데 긴축 강도를 완화하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6월에 첫 번째 인하가 이뤄지고 올해 말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0.25%p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을 올린 지 얼마 안 되는 시점이어서 움직이는 증권사는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과 연동된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내려간다면 조정에 나서는 증권사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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