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앤드루 포터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사라진 것들’이라는 제목 그대로 이 책에는 사라진 많은 것들이 등장한다. 

그것은 촉망받던 연주자가 희귀질환으로 한순간에 잃어버린 재능이기도 하고 빛나는 청춘의 시간을 함께 보낸 친구들과 꿈꾸던 미래이기도 하며, 한 부부의 사이에 잠시 머물렀을 뿐이지만 둘의 관계를 영영 바꿔버린 한 소녀이기도 하다.

이 책의 이야기 속 인물들은 그런 사라짐을 통해 삶에서 정말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무엇이었는지를 어렴풋이 실감한다.

이 책은 어떤 것도 영원할 수 없다는 깨달음, 그리고 그 이후를 그리고 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모든 것은 과거로 향한다.

찬란하게 빛나는 시간들이 지나간 이후에 우리에게는 무엇이 남겨져 있을까? 어느덧 우리의 인생이 예상치 못했던 낯선 곳에 당도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우리는 우리의 삶을 받아들이고 어딘가로 나아갈 수 있을까?

어쩌면 찰나일지 모를 지금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이미 사라졌고, 또 사라져갈 그 모든 것들이 눈부시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저자는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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