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김준기·현대 현정은·한진 조양호 등 재벌총수 수두룩

<자료=재벌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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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김영일 기자] 지난해 경영 실패나 업황 악화로 대규모 적자를 낸 기업에서 고액 보수를 받은 최고경영자(CEO)급 경영진이 119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재벌총수를 비롯한 경영인들은 회사가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려 왔거나 심지어 그룹이 도산위기에 처했음에도 적자난 계열사에서 수십억원대 보수를 챙겼다.

2일 재벌닷컴이 2014년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5억원 이상의 보수를 챙긴 경영진 668명의 보수와 소속 기업의 경영실적을 비교조사한 결과, 최고경영자급 119명이 적자를 낸 회사에서 급여와 퇴직금 등의 고액 보수를 받았다.

적자 계열사에서 보수를 받은 경영자 중에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이사회의장) 등 재벌그룹 오너 가족이 대거 포함됐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경영난으로 그룹이 위기에 빠졌음에도 1조원대 적자를 낸 동부제철에서 10억3천300만원(퇴직금 2억800만원 포함), 700억원대 적자를 낸 동부메탈에서 12억1천만원 등 총 22억4천300만원의 보수를 챙겼다.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은 한진해운에서 퇴직금 52억4천400만원을 포함해 57억600만원과 유수홀딩스에서 12억2천500만원 등 총 69억3천100만원의 보수를 챙겼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4천630억원의 적자를 냈고 유수홀딩스도 19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이들 회사는 적자로 인해 올해 주주배당도 하지 않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대한항공이 2천55억원대의 순손실을 냈지만, 이 회사에서 보수로만 26억원을 받았다. 조 회장의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도 퇴직금을 합쳐 14억7천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그룹이 유동성 위기타개를 위해 계열사 자산매각 등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2천200억원의 적자가 난 현대엘리베이터와 500억원대 적자가 난 현대로지스틱스에서 각각 11억원과 6억원의 보수를 챙겼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4천억원대 순손실을 낸 한화건설에서 퇴직금으로 23억원을 받았고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99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코오롱에서 7억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은 2천29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동국제강에서 14억원,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6천836억원의 순손실을 낸 GS칼텍스에서 11억원을 각각 보수로 받아갔다.

이밖에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이 400억원대 적자가 난 두산중공업에서 18억원을,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이 200억원대 적자를 낸 한국특수형강에서 퇴직금과 급여 등으로 44억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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