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비대면 금융 거래 확산
취약계층 금융 소외 문제 대두

[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은행권에서도 모바일이나 인터넷을 통한 디지털·비대면 금융 거래가 확대되면서 중·장년층과 고령층 같은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 소외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에 은행들은 찾아가는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특화점포를 신설하는 등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데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편집자주] 

▲ KB국민은행의 찾아가는 이동 점포 ‘KB 시니어라운지’ 모습. [사진=KB국민은행]
▲ KB국민은행의 찾아가는 이동 점포 ‘KB 시니어라운지’ 모습. [사진=KB국민은행]

찾아가는 이동 점포 운영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고령층 고객들을 직접 찾아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22년 7월부터 대형 밴으로 고령층이 자주 찾는 복지관을 방문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 점포 ‘KB 시니어라운지’를 운영 중이다.

그동안에는 서울시 내 고령인구가 많은 5개 행정구(강서·구로·노원·은평·중랑)를 대상으로 운영해오다가 최근에는 이를 인천으로까지 확대했다.

이번 서비스 확대 지역은 인천 내 5개 행정구(남동구, 미추홀구, 부평구, 서구, 중구)로 KB국민은행은 고령인구 비중 및 인근 영업점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했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로 전담직원이 현금 및 수표 입출금, 통장 재발행, 연금수령 등 어르신들이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를 돕는다.

복지관과 협력해 고령층의 금융거래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금융사기 및 보이스피싱 예방 관련 금융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KB 시니어라운지’ 확대로 더 많은 어르신들이 영업점 방문 없이 편리하게 은행 업무를 보실 수 있어 금융접근성과 편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고령층 등 금융소외계층과의 상생 및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6월부터 ‘찾아가는 시니어 이동점포’ 서비스 운영 중이다.

신한은행의 ‘찾아가는 시니어 이동점포’는 매월 25일 서울 및 수도권 소재 복지관을 방문해 어르신 고객들을 대상으로 연금수령 등 연금관련 업무, 입출금통장 신규 및 재발행, 카드 관련 업무 등 다양한 금융업무와 함께 스마트키오스크 등 디지털기기 체험, 보이스피싱 예방 금융교육 등을 제공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시니어 이동점포를 통해 은행업무도 처리하고 평소 궁금해했던 금융 관련 상담도 받을 수 있어 고령층 고객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며 “향후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하나은행 ‘시니어 특화점호’ 직원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편리한 금융업무 상담을 지원하기 위해 '글로 보는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하나은행]
▲ 하나은행 ‘시니어 특화점호’ 직원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편리한 금융업무 상담을 지원하기 위해 '글로 보는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하나은행]

업무 편의 고려한 특화점포 신설

디지털이 익숙치 않은 고령층의 편의를 고려한 특화점포를 신설한 곳도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16일 경기도 고양시 소재 ‘탄현역출장소’를 리모델링해 ‘시니어 특화점포’를 신설했다.

하나은행은 방문 손님 연령, 업무처리 내용 등의 거래 형태를 빅데이터로 분석하고 손님들의 의견을 수렴해 시니어 특화점포를 신설할 최적의 장소로 탄현역출장소를 선정했다.

시니어 특화점포에는 중·장년층이 주로 거래하는 업무들을 고려해 큰 글씨 안내, 난청 어르신 글 상담 서비스, 쉬운 말 ATM 등 시니어 맞춤 디지털 기기 도입를 도입했다.

또 단순한 업무를 처리하는 스마트 키오스크를 설치하고 사용지원 전담 매니저 배치하는 등 디지털 업무처리의 편의성과 휴먼터치(Human Touch)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시설들로 구성됐다.

하나은행은 금융 리터러시(Literacy, 읽고 쓸수 있는 능력) 향상과 디지털 금융서비스 이용 문턱을 낮추기 위해 향후 국가평생교육진흥원과 협업해 제작한 시니어 금융콘텐츠 시청각 자료, 시니어 선호 주제 신간 서적, 디지털 금융사기 예방교육 및 디지털 기기 실습 프로그램 등의 콘텐츠도 제공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채널기획부 관계자는 “기존 시니어 손님들은 디지털 금융거래에 어려움이 있어 단순 업무도 창구에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으셨다”며 “이번 시니어 특화점포를 통해 중·장년층 손님들이 편리하게 업무처리를 하고 다양한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서비스와 콘텐츠를 개발하고 제공하는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도 어르신 휴게공간과 소상공인 지원센터를 접목한 지역 상생형 특화채널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고령층을 위한 효심 영업점 3호점인 ‘화곡동 시니어플러스 영업점’을 신설했다.

‘화곡동 시니어플러스 영업점’은 은행 업무공간 외에 사랑채, 우리마루 등 휴게공간을 갖춰 시니어 고객들이 편리하게 은행을 방문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앞서 개점한 1, 2호 효심 영업점과 달리 지역 소상공인들의 커뮤니티 활동 공간이 별도로 조해 ‘소상공인 지원센터’도 함께 운영 중이다.

 ▲ 서울시 관악구 소재 신한은행 고객중심 영업점인 신림동 지점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시니어 디지털 금융교육’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신한은행]
▲ 서울시 관악구 소재 신한은행 고객중심 영업점인 신림동 지점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시니어 디지털 금융교육’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신한은행]

시니어 맞춤형 금융교육 실시

고령층 고객의 디지털 역량 강화에도 팔을 걷어 붙였다.

우리은행은 시니어 맞춤형 IT 교육, 체험공간인 ‘우리(WOORI) 어르신 IT 행복배움터’를 6호점까지 개소했다.

IT 행복배움터는 노년층의 디지털 소외현상을 해소하고 디지털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사업으로, 우리은행이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와 함께 조성하고 있는 노년층 복합 디지털·IT 교육공간이다.

지난 2022년 은평구 역촌동에 1호점(은평점)을 개소했으며, 2023년 중구점을 시작으로 중랑점, 마포점, 관악점, 양천점을 순차 개소했다.

우리은행은 각 복지기관의 특성과 어르신들의 의견을 반영해 반려 로봇, 스마트테이블 등 최신 디지털기기를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IT 사랑방’, 모바일 금융거래, 정보검색 등 디지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스마트 배움터’, 음식 주문, 영화표 예매 등 일상적인 키오스크 조작방법을 연습할 수 있는 ‘키오스크 존(KIOSK ZONE)’ 등 을 마련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WOORI 어르신 IT 행복배움터가 복합 디지털 교육공간으로서 어르신들의 일상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시니어 디지털 복합교육센터 ‘신한 학이재’를 운영 중이다.

‘신한 학이재’는 논어 학이편 제1장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문장 속 배움의 의미를 담아 이름을 지은 곳으로 디지털 금융 체험과 다양한 시니어 금융 교육을 제공하는 열린 공간으로 조성됐다.

신한은행은 ‘신한 학이재’에서 디지털과 비대면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 등 고객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다양한 디지털 금융 교육 및 기기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교육용 신분증과 통장 등을 활용한 디지털 금융 기기 체험, 교육용 태블릿을 통한 모바일 앱 쏠(SOL) 체험, 음식점·기차역 등 일상 곳곳에서 접할 수 있는 생활형 키오스크 체험이 대표적이다.

KB국민은행은 ‘시니어 디지털 금융교육’ 프로램을 운영 중이다.

지난 2019년부터 시작된 시니어 디지털 금융교육은 50대부터 70대까지 고객을 대상으로 전문 강사가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한국시니어클럽협회 등 협력기관을 방문해 교육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KB스타뱅킹 활용법 외에도 계좌정보 통합관리법, 금융사기 예방을 위한 금융사기 유형 사례 파악하기 및 보이스피싱 차단 앱 설치 등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에는 총 110회의 교육을 통해 2,200여명에게 디지털 금융교육 제공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시대에 시니어 고객분들이 금융업무를 비대면으로 쉽게 이용하고 금융사기도 예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니어 고객분들의 편리하고 안전한 금융 생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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