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알 등 4개 기업 조단위 증거금 투입
다음 대어 HD현대마린···분위기 지속 전망

지난 14일 에이피알 공모주 청약 당시 신한투자증권 영업점 전경. [사진=신한투자증권]
지난 14일 에이피알 공모주 청약 당시 신한투자증권 영업점 전경. [사진=신한투자증권]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올 들어 공모주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공모주 청약 열기도 과열되는 분위기다. 신규 상장사들이 증시 입성 첫날부터 ‘따따블(공모가의 4배 상승)’에 성공하자 투자 열기가 뜨거워진 것으로 관측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첫 기업공개(IPO) 대어 에이피알엔 지난 14~15일 이틀간 증거금 13조 9,000억원이 몰렸다. 증거금을 많이 넣을수록 많은 주식을 받는 비례 물량에서 1주를 받으려면 증권사에 따라선 3억원 가까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피알 청약은 최소 청약 주식 수(10주)에 증거금률 50%를 적용해 공모가 25만원 기준 125만원을 넣어야 응모가 가능했는데 균등 배정 주식 수는 최소 청약 기준, 신한투자증권이 0.064주, 하나증권이 0.059주 수준으로 100명 중 5~6명만 받을 수 있었다.

지난 2021년 도입된 균등 배정 제도는 일반청약자에 대한 배정물량의 50% 이상을 최소 청약증거금 이상 납입한 청약자에게 똑같이 배정하는 방식이다. 고액자산가에게만 공모주 청약이 유리하다는 지적에 금융당국이 도입했으나 경쟁률이 몰리면서 한 주도 배정받지 못하는 투자자가 늘어나는 등 운에 따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14일 공모주 청약을 마감한 주사현미경 업체 코셈, 디지털 트윈(가상 모형) 전문 업체 이에이트, 날씨 정보 플랫폼 케이웨더는 각각 3조 220억원, 1조 800억원, 1조 7,000억원의 증거금을 끌어모았다.

공모주 시장에 자금이 몰리면서 반대로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급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CMA 잔고는 68조 7,317억원으로 설 연휴 직전인 이달 8일(77조 2,209억원) 대비 약 8조 4,892억원이 줄어든 셈이다.

올 들어 우진엔텍, 현대힘스 등이 따따블에 성공했는데 균등 배정 제도가 무색해지자 비례 배정으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대출까지 동원하는 과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이런 투자 부담이 당분간 지속될 보고 있다. 새해 기관투자가들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물량을 받기 위해 높은 가격으로 주문을 내면서 공모가는 줄줄이 희망 공모가 범위를 웃돌고 있는 상태다.

다음 코스피 대어는 HD현대마린솔루션으로, 오는 4월까지는 공모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앞서 케이엔알시스템(일반 청약 26~27일), 오는 3월에는 오상헬스케어(4~5일), 디앤디파마텍(6~7일), 삼현(12~13일), 아이엠비디엑스(13~14일), 엔젤로보틱스(14~15일), 코칩(18~19일), 민테크(19~20일) 등 중소형주가 일반 청약을 거쳐 코스닥에 상장될 예정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공모가 상단 초과 비중이 높은 것은 과거 IPO 시장이 호황기였던 지난 2021년에 월별로 자주 발생했던 현상”이라며 “IPO 시장의 호황이 도래한 것으로 판단되며 당분간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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