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는 우리가 승기 잡아
비은행 인수합병 분수령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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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우리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가 금융지주 ‘4위’ 자리를 놓고 지난해에도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2조 5,1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농협금융지주(2조 2,343억원)을 제치고 국내 금융지주 4위 자리를 차지했다.

농협금융의 농업지원사원비를 고려하면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농업지원사업비를 감안한 농협금융의 당기순이익이 2조 5,774억원으로 우리금융을 앞섰기 때문이다. 농업지원사원비는 농협법에 따라 농협금융이 농협중앙회에 매년 납부하는 분담금으로, 농협 본연의 목적사업인 농업인·농촌 지원사업의 재원으로 사용된다.

그동안 우리금융과 농협금융은 4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하는 양상을 보여왔다.

농협금융은 지난 2020년 비은행 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우리금융보다 4,286억원 더 많은 순이익을 내며 국내 금융지주 4위 자리를 탈환했다.

지난 2021년과 2022년에는 은행 부문의 실적 호조에 우리금융이 농협금융 보다 각각 2,960억원, 6,305억원 더 많은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4위 자리를 빼앗았다.

지난해에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농협금융이 우리금융을 앞서며 4위 자리를 다시 가져오는 듯 했지만 3분기 판매관리비, 대손충당금 등 비용이 증가하면서 우리금융에게 다시 4위 자리를 내줬다.

업계에서는 올해에도 양사의 순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이 추진 중인 비은행 금융사 인수합병(M&A)이 양사 실적 경쟁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대형 비은행 인수합병은 금융지주 실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쳐왔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한 이후 계속 비은행 인수합병 의사를 내비쳐 왔지만 아직 마땅한 매물이 없어 난항을 겪고 있다.

실제 우리금융의 경우 농협금융 보다 부족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우리금융은 현재 국내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우리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부족은 지난해 실적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전체 실적의 99%를 차지하는 은행의 부진에 전년 동기 대비 19.9% 하락한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반면 농협금융의 경우 NH투자증권이 전년(3,034억원) 대비 83.4% 늘어난 5,56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전체 실적 호조에 크게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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