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ROE 목표치 등 포함 권고할 듯
日처럼 별도 지수 도입 여부도 관건

김주현 금융위원장(왼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증권업계 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
김주현 금융위원장(왼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증권업계 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 내용이 이달 중 공개된다. 상장사들에 주가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치 제시 등 기업가치를 높일 계획을 밝히도록 하는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13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중 최상목 경제부총리 주재 비상경제장관회의를 통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최종적으로 확정한다.

지난달 24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증권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에서 기업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 PBR과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를 시가총액ㆍ업종별로 비교공시하고 상장사들에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 등으로 구성된 지수 개발 및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을 반영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 내용을 이달 중 발표하겠다고 한 바 있다.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공시와 관련해서는 한국거래소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뒤 상장사들이 개별적으로 PBR이나 ROE 목표치가 포함된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점쳐진다.

PBR이란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수치로, PBR이 1배를 넘지 못한다는 것은 기업이 보유한 자산을 장부가로 모두 팔아도 시총이 그에 못 미친다는 뜻이다.

금융당국이 벤치마크 대상으로 삼고 있는 일본의 경우 도교증권거래소가 지난해 3월 주당순자산가치(BPS) 1 이하인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자본수익성과 성장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 방침과 구체적인 이행 목표를 공개하도록 요구했다.

이후 지난해 말 기준 개별 상장기업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알린 상장사는 프라임시장 1,656개사 중 39.9%인 660개사였다.

주주가치가 높은 기업으로 구성된 별도 지수 도입 방안도 관전 포인트다. 앞서 도쿄증권거래소가 개발한 기업가치 제고 기업에 가중치를 둔 'JPX 프라임 150' 지수는 ROE가 자본비용보다 높은 상위 75개 기업과 PBR이 1을 초과하는 상위 75개 기업으로 구성됐다.

일본 공적기금(GPIF)과 일본 중앙은행은 2014년부터 ROE가 높은 상위 400개 기업을 편입해 만든 닛케이 400지수를 벤치마크로 활용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정부가 주주가치를 높인 상장사들로 구성된 지수를 출시하더라도 상장사와 기관투자가들의 참여를 이끌 만한 유인 동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기업들의 경우 꾸준한 실적과 함께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을 위한 기초체력을 길러야 한다”며 정부의 경우도 기업가치 개선 대책 마련에 따른 가이드라인을 통해 기업·기관들의 자금 유입을 적극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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