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익·순익 전년比 43%·84% 증가
문책경고 중지 신청 인용···사법 리스크 해소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NH투자증권이 지난해 업황 악화에도 전 사업부문에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정영채 대표(사진)의 연임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정 사장은 옵티머스펀드 사태로 금융당국의 '문책' 경고를 받았지만 중징계 집행정지 가처분이 받아들여져 절차상 연임이 가능하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영채 대표가 그간 보여준 경영성과를 볼 때 NH투자증권을 계속 이끌어나갈 최적의 인물로 평가받고 있지만 중징계에도 불구하고 연임을 이어갈 경우 금융당국과의 갈등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서 부담이 큰 상황이다.

NH투자증권의 2023년 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각각 7,492억원, 5,73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3.71%, 89.13% 증가했다.

NH투자증권 측은 "거래 대금 증가에 따른 수수료 수익 개선과 시장 상황에 따른 탄력적 운용 전략으로 운용 수익이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고금리 및 부동산 시장 침체 영향으로 증권업에 우호적인 환경은 아니었던 상황에서 PF에 큰 비중을 두지 않은 리스크 관리 강화를 통해 긍정적인 실적을 거둔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특히 증권사 PF 충당금 주요 원인이었던 태영건설과 관련해 익스포저 규모가 23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4분기 1,00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삼성증권도 28억원 적자를 보인 반면, NH투자증권의 4분기 영업이익은 1,58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2.5% 높아졌다.

IB부문에선 다수의 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ECM 인수·회사채 부문에서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 지난해 NH투자증권은 두산로보틱스·에코프로머티리얼즈·파두 등 IPO대어를 잇달아 상장시켜 공모 총액 1조 3,641억원으로 1위에 올랐다.

이에 업계에선 현재 NH투자증권의 수장을 맡고 있는 정영채 대표의 연임을 점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8년 처음 NH투자증권 대표로 취임한 정영채 사장은 2022년 3연임에 성공했고 올 3월 만료를 앞두고 있다.

정 사장은 과거 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관련해 작년 금융위원회로부터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 경고를 받아 연임이 불가능한 처지에 놓여 있었으나 정 사장 측에서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집행정지 가처분을 청구했고 서울행정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연임이 가능해진 상황이다.

다만, 사법 리스크 해소에도 금융당국의 징계 결정에 불복해 연임한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정 사장이 NH투자증권 실적 확대에 크게 기여한 상황에서 현재 마땅한 후임자도 없어 연임 가능성이 지속적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영채 사장은 올해 초 범금융 신년이사회를 통해 "(연임 여부는) 이사회와 대주주가 결정하게 되는 것이므로 왈가왈부할 수 없다"며 "임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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