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순익 20% 급감···우리은행 의존도 심화
증권업 라이선스 위해 한국포스증권 인수 검토

​우리금융 본사 사옥. [사진=우리금융]
​우리금융 본사 사옥. [사진=우리금융]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오랜 숙원사업인 증권업 진출을 위해 최근 매물로 나온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실적 둔화로 비은행 보강이 필요해진 상황에서 증권사 매물이 기근인 만큼 일단 증권업 라이선스에 초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5,1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전년(3조1,417억원) 대비 19.9% 줄어든 규모다.

최대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지난해 2조5,159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하며 전체 순익의 99% 이상을 차지했으나 종합금융·저축은행에서 손실이 발생했다. 그간 문제로 지적돼왔던 비금융 부문의 아쉬움이 드러난 셈이다.

우리금융은 KB·신한·하나·NH농협을 비롯한 국내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보험 계열사가 없다. 지난 2014년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을 매각한 이후 거의 10년 동안 증권·보험사 부재가 이어지고 있다.

당초 우리금융은 M&A 우선순위를 증권사로 설정하고 그 중에서도 리테일(개인) 영업망을 갖춘 중형급 이상이라는 희망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아울러 유안타증권과 이베스트증권, SK증권 등이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들 증권사들은 매각 의사를 보이지 않은데다 부동산PF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대부분의 중소·중견 증권사들이 타격을 입음에 따라 마땅한 매물 찾기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소형사를 인수해 증권업 라이선스를 확보한 뒤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해 중견급으로 키우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한국증권금융이 지분 51%를 보유한 한국포스증권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포스증권은 온라인 펀드 판매 서비스 플랫폼인 ‘펀드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소형 증권사다. 자기자본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502억원 수준으로 금융투자협회 등록 증권사 62곳 중 54위에 불과하다.

업계에선 현재 주요 5대 금융그룹 중 우리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4곳(KB·NH·신한·하나금융) 소속 증권사들은 모두 자기자본 5조원 이상의 대형사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소형 증권사인 포스증권도 우리금융의 지원사격을 받아 규모의 성장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포스증권이 오랫동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만큼 우리금융이 원하는 시너지 효과보다 손실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날 우리금융의 지난해 연간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성욱 부사장은 "현재 증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잠재 매물이 검토 가능한 대상"이라며 "언급되는 (포스)증권은 온라인 펀드 판매 전문회사로 우리금융그룹 자본 비율에 영향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M&A 부분은 과거와 동일한 입장으로 원칙은 적정자본비율 내 건전 경영과 주주이익 극대화, ROE(자기자본이익률) 제고,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이며 그룹 시너지와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를 위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면서 "현재는 인수 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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