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의 컨테이너선 [사진=HMM]
HMM의 컨테이너선 [사진=HMM]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하림그룹의 HMM 인수가 무산됐다.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HMM 매각을 위해 팬오션(하림그룹)·JKL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협상을 진행했으나 결렬됐다고 7일 밝혔다.

앞선 지난달 18일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HMM 지분 57.9%를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팬오션·JKL 컨소시엄을 선정한 바 있다.

당시 하림그룹은 6조4000억원의 인수가를 써 정량평가에서 동원그룹 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팬오션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이 7350억원에 불과하고 하림지주의 현금성 자산도 1조4591억원에 그쳐 인수자금 마련에 외부 차입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림은 협상에서 5년 주식 의무보유 조건을 재무적투자자(FI)인 JKL파트너스는 예외로 해달라고 요청하고 영구채 주식 전환을 3년간 유예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HMM 노조도 반발했다.

HMM 노조는 지난달 21일 성명을 내고 “정부가 나서서 매각을 전면 재검토 해야 한다”며 “HMM 유보금 10조원를 빼먹어서 해운산업 전반을 위태롭게 만드는 상황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하림그룹의 인수자금조달 계획은) 사실상 무자본 인수이며 연쇄 도산의 위험성을 폭증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림그룹은 HMM 인수 무산에 아쉬움을 표시했다.

하림그룹은 “HMM의 안정적인 경영 여건 확보와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건설적인 의견들을 제시하며 성실하게 협상에 임했으나 협상이 무산된데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림그룹은 자체 자금, 인수금융 등을 통해 8조원 정도의 인수자금 조달계획을 수립한 상태였다”며 “지난해 12월 HMM의 유보금(현금자산)은 해운 불황에 대응하고 미래경쟁력을 위해 HMM에 최우선적으로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하림은 특히 산은 측에 불만을 표시했다.

하림은 “은행과 공기업으로 구성된 매도인 과의 입장 차이가 있어 협상이 쉽지 않았다”며 “실질적인 경영권을 담보해 주지 않고 최대주주 지위만 갖도록 하는 거래는 어떤 민간기업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하림그룹에 대해 부당한 비난과 허위 주장들이 일부 언론과 노조 등을 통해 제기됐지만 일일이 해명하거나 대응할 수 없었던 것 또한 비밀준수계약을 성실하게 지키기 위한 노력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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