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52주 신고가 갱신
실적·주주환원 정책도 ‘긍정적’

현대차·기아 양재 본사. [사진=연합]
현대차·기아 양재 본사.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예고한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 등 자동차 업종에 대한 재평가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아는 전 거래일 대비 1만3,200원(12.42%) 뛴 11만9,5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현대차 역시 전 거래일 대비 1만9,000원(9.13%) 급등한 22만7,0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달 25일 실적발표일부터 지난 2일 종가까지 7거래일 동안 무려 22.7% 급등했다.

국내 주요 완성차 업체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결하기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예고하면서 자동차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0.54배, 0.70배에 불과하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은 평균 PBR이 0.6배에서 거래되고 있어 극심한 저평가가 수년간 이어지는 종목”이라며 “한편 평균 ROE는 10%를 넘어서는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어 이번 정부 지침은 강력한 주가 상승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5.3% 증가한 99조8,084억원, 영업이익은 60.5% 성장한 11조6,079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자사주 취득·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올해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고 이중 50%를 소각하겠다는 계획이다. 결산 배당금도 지난해 2,100원 올린 5,600원(배당수익률 6%)으로 책정했다.

현대차도 지난해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4.4% 증가한 162조6,636억원, 영업이익은 54% 증가한 15조1,269억원을 기록했다.

호실적과 양호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지배주주순이익의 25%를 배당하고 기보유 자사주를 3년 동안 1%씩 소각할 것으로 발표했다.

증권가에서도 자동차 업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에 대해 "호실적과 양호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주주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자동차 부문에서 매월 1조원 내외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어 배당 재원이 튼튼하며 금융회사와 달리 정부의 배당규제도 없어 최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가장 모범적인 회사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에 대해 "지난 3년간 이어진 실적 호조 및 가이던스 달성으로 해외투자자들이 올해 가이던스에 대해서도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며 "주가수익비율(PER) 밸류에이션이 코로나19 이전으로 점진적으로 회복할 전망이며 이에 따라 목표 PER을 5배에서 6배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적용하면 50만원까지 주가가 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차 이사회가 재무상태표에서 유휴 자산이 많은 사실을 간과하고 있으며 이 부분을 해결하면 시장의 신뢰를 받아 현재 22만원대 주가(보통주 기준)가 50만원까지 튀어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보유 현금 19조원 가운데 8조원을 투입해 우선주를 매입·소각하고, 일반주주의 의사에 반하는 삼성동 부지 매각을 추진하면 유입 자금으로 미래 모빌리티에 10조원 이상 투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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