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이자캐시백 충당금 부담

[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주요 금융지주의 실적 발표가 이번주 줄줄이 예정된 가운데 대체로 고전할 것이란 전망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6일 우리금융지주, 7일 KB금융지주, 8일 신한금융지주의 지난해 실적 발표가 잇따라 예정돼 있다.

금융지주사들은 고금리 기조 속에 지난 2022년까지 매해 역대급 실적을 갈아치웠지만 지난해에는 4분기 상생금융과 충당금 압박에 비용이 늘면서 전년 대비 다소 줄어든 실적을 낼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주 가장 먼저 실적을 공개한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2023년 연간 연결 당기순이익 3조 4,516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역대 역대 최대 실적이었던 지난 2022년 3조 5,706억원 보다 1,190억원(3.3%) 줄어든 규모다.

박종무 하나금융 부사장(CFO)은 컨퍼런스 콜에서 “지난해 일반 영업이익에서 견고한 수익성을 확보했지만 선제적 충당금 적립과 비은행 관계사의 부진, 금융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위한 상생금융이 어우러지면서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실적 발표를 앞둔 다른 금융지주사들도 비슷한 상황일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간 지배주주순이익 추정치는 15조 5,4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5조 7,312억원보다 1,872억원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이들 금융지주의 연간 순이익은 16조 3,114억원으로 16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 나왔지만 상생금융과 대손충당금 적립 등 비용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보름만에 순이익 예상치가 7,000억원 넘게 줄었다.

은행권은 올해 코로나19 이후 고금리와 고물가로 어려움에 직면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취약계층 등을 위해 이자캐시백을 골자로 하는 민생금융 지원방안을 시행하는데,  관련 비용의 상당 부분을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반영할 예정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하나금융의 경우 민생금융 지원 방안 규모 3,557억원 중 이자캐시백 2,41억원을 지난해 4분기 기타 충당금으로 인식했다.

여기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 신청과 경기 불확실성 확대에 추가 충당금 적립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에 따른 대손충당금 822억원을 적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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