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ELS 대규모 손실 후폭풍

[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하나은행이 주가연계증권(ELS) 판매를 전면 중단하면서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될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 비예금상품위원회는 지난 29일 ELS 상품 판매 중단을 권고했다.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가 계속 하락하고 있고, 금융시장 잠재적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임을 고려한 결정이다.

향후 하나은행은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한 후 비예금상품위원회 승인을 얻어 판매를 재개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이 ELS 판매를 잠정 중단한 것은 최근 홍콩H지수 편입 ELS의 대규모 손실 가능성에 금융당국이 제도 개선 검토를 공식화한 영향이란 분석이다.

은행권은 지난 2021년 홍콩H지수가 고점이던 당시 해당 상품을 많이 판매했는데, 이후 홍콩H지수가 계속 하락하면서 올해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상품의 대규모 원금손실 발생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에서 판매한 홍콩H지수 ELS에서만 올해 들어 2,296억원의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여기에 상반기까지 돌아오는 만기까지 더하면 원금 손실 규모가 6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대규모 손실이 임박하자 금융당국도 조치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불완전 판매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해 5대 은행을 비롯한 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KB·NH·키움·신한투자증권 등 주요 판매사 12곳에 대한 현장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전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가 나오면 은행에서 ELS를 판매하는 것 관련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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