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NH證 등 관련 서비스 출시
키움·미래에셋, 전담 조직 신설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시장의 인공지능(AI) 열풍이 증권사에도 옮겨가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투자 보고서, 자산관리 등 여러 서비스에 기술을 접목시키고 전담 조직도 신설하는 등 고도화 과정에 들어섰다. [편집자주]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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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정보·뉴스레터 서비스 잇따라

KB증권은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맞춤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Stock GPT' 서비스를 올해 1분기 내 고객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8일 KB증권은 MTS M-able 미니에 생성형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맞춤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Stock GPT’ 서비스를 대고객 서비스에 앞서 임직원 대상으로 먼저 오픈했다고 밝혔다.

Stock GPT 서비스는 챗GPT 기술을 활용해 주식 시장의 실시간 투자 정보를 검색하고 이를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제공한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은 개인 눈높이에 맞춘 실시간 투자 조언을 질의응답 형태로 제공받을 수 있다.

최신 트렌드에 맞는 질문 예시를 제공해 초보자도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부가 기능을 탑재했으며 답변에 대한 근거 자료를 함께 제공해 이용자들의 신뢰를 높였다. 또한 Stock GPT를 통해 얻은 투자 조언이 실제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뉴스, 테마, 종목 바로가기' 기능을 지원한다.

하우성 KB증권 디지털사업총괄본부장은 "Stock GPT는 빠르게 변화하는 증시 상황 속에서 실시간 투자 정보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하는 AI 대화형 서비스"라며 "지속적으로 AI활용 서비스를 개발해 양질의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나아가 초보 투자자부터 전문 투자자까지 전 고객층을 아우를 수 있는 투자 플랫폼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AI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난 8월에는 ‘AI 고객 맞춤 인포메이션 서비스’를 선보였다. 고객의 투자 스타일, 선호도 등 투자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조언을 해주는 서비스다. 취합한 정보를 고객 자산관리에 활용한다.

앞서 4월엔 ‘투자GPT가 요약한 종목은?’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 관심이 높은 종목을 선별하고 시황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7월엔 ‘어닝콜 읽어주는 AI’도 출시했다. 챗GPT를 기반으로 미국 기업의 실적 발표 내용을 번역 및 요약해주는 서비스다.

NH투자증권은 ‘GPT뉴스레터’를 선보였다. 전일 장 마감 기준 조회수 상위 10개 종목 관련 뉴스의 핵심 내용을 정리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핵심 내용을 키워드로 추출해 투자자들이 이슈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회사는 향후 사용자 피드백을 통해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8월부터 개발해 온 ‘AI애널리스트’를 프라이빗 뱅커(PB) 대상으로 활용 중이다. 전세계 120개국 상장 종목의 분석 정보를 대화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PB들은 이를 고객 자산관리에 활용, 데이터 분석 시간을 단축하고 AI 기반 투자 인사이트를 실시간으로 확보할 수 있다.

[사진=KB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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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전문 기업과 협업도 활발

증권사들은 AI 전문 기업과 협약을 맺으며 관련 서비스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90억원을 들여 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콴텍의 전략적 지분 투자에 나섰다.

이번 투자를 통한 실질적인 제휴를 바탕으로 콴텍의 로보어드바이저 역량을 금융 플랫폼에 탑재해 퇴직연금, 비대면 하이브리드 자산관리에서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콴텍의 다양한 투자성향에 맞춘 폭넓은 전략, 높은 수익률, 독자적인 위험관리 시스템 등을 높게 판단해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 전 이미 콴텍과 업무협약을 통해 퇴직연금, 연금저축 등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위한 다양한 협업을 진행했다.

콴텍은 로보어드바이저 기반의 비대면 투자일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차별화된 AI 알고리즘 기술력과 위험관리 시스템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수익률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센터의 최근 3년간 수익률 상위 10개 알고리즘 중 9개를 차지했으며 '가치투자 주식형 2호(적극투자형)' 알고리즘은 141.28%의 수익률로 1위를 기록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정부의 퇴직연금 운용 고도화와 금융업 디지털 전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한 시기”라며 “이런 시기에 대 고객 서비스를 다양화하고 궁극적으로는 고객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콴텍을 파트너로 선택했다. 실질적인 업무 제휴를 바탕으로 한 양사의 시너지로 시장을 선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도 AI 마케팅솔루션 기업 오브젠과 AI 데이터 플랫폼 기업 네이버클라우드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생성형 AI 기반 금융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생성형 AI로 선택된 핵심 콘텐츠를 이용자들에게 선별해 전달한다는 목표다.

3사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투자컨텐츠 고도화 및 금융권 내 AI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생성형 AI는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글이나 이미지, 음악 등 다양한 컨텐츠를 생성해 낼 수 있는 AI 서비스를 의미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브젠이 보유한 AI 관련 역량과 네이버클라우드가 자체 개발해 연내 공개할 예정인 한글 기반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해 증권사에 특화된 AI 서비스 개발을 추진한다. HTS·MTS 등을 통해 제공 중인 투자정보 중 생성형 AI로 골라낸 핵심 컨텐츠를 고객에게 선별 제공하며 나아가 각 고객의 입맛에 맞게 개인화된 정보를 전달하는 등 기술 적용 범위를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키움증권 본사 사옥. [사진=키움증권]
키움증권 본사 사옥. [사진=키움증권]

증권사 수장들, 올해 키워드 AI 꼽아

증권사 대표들은 AI를 올해 키워드로 꼽고 전담 조직도 신설하고 있다. 엄주성 신임 대표이사를 새 수장으로 맞은 키움증권은 지난 9일 AI를 활용해 전사적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AIX팀’을 신설했다고 발표했다.

엄 대표는 취임 이후 위기관리 능력 강화와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중점을 둔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이 중 신성장 동력 카드로 AI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엄 대표는 정보기술(IT) 변혁을 바탕으로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엄주성 대표는 “정보기술(IT) 변혁을 바탕으로 개인투자자를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주도하며 주주, 고객, 직원, 이해관계자 모두의 가치를 제고하는 회사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앞서 지난해 하반기 ‘AI솔루션 본부’를 신설했다. 사내 AI를 활용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AI 기술을 테스트 하는 등 AI 서비스 개발에 다각도로 접근하기 위해서다.

올해 새롭게 대표직을 맡게 된 김미섭 부회장과 허선호 부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업무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시장을 창출해 나가자"며 "WM은 AI 자산관리를 통해 고객의 다양한 투자니즈를 적시에 해소하고 모든 고객이 희망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 AI 트레이딩도 중장기적 과제로 삼아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자"고 말했다. AI가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있음을 예고한 것이다.

또한 “연금자산은 가입 고객들의 특성을 고려해 장기적 안정성과 성장성을 포함하는 다양한 자산배분 전략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로보어드바이저, 랩 등 투자 솔루션을 강화해 연금 수익률이 제고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도 "새해 디지털 혁신을 더욱 과감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하면서 "리서치 품질 향상을 위한 생성형 AI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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