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올해 1월에만 8.26% 하락
금리 인하 기대↓·기업 실적 우려

지난 17일 코스피 종가가 전장보다 61.69p(2.47%) 내린 2,435.90으로,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1.78p(2.55%) 내린 833.05로 거래를 마쳤다. [사진=연합]
지난 17일 코스피 종가가 전장보다 61.69p(2.47%) 내린 2,435.90으로,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1.78p(2.55%) 내린 833.05로 거래를 마쳤다.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작년 12월 ‘산타 랠리’를 이어가던 코스피 지수가 새해 들어 정반대 분위기로 돌아서며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655.28로 2023년을 마무리했던 코스피 지수는 2024년 전날 종가 기준 8.26% 추락했다. 이는 주요국 증시 중 가장 큰 낙폭으로 미국 나스닥 지수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각각 1.04%, 1.12% 떨어졌고 영국 FTSE지수는 3.71% 하락했다. 

경기회복이 더딘 중국의 상해종합지수 등락률도 -4.75%로 한국보단 양호한 상태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올해 들어 6.02% 상승하며 34년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달에 정부의 증시 활성화 대책과 미국 중앙은행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한 달간 4.73% 오른 것과는 정반대 흐름이다.

특히 기관은 이달에만 코스피, 코스닥 양대 시장에서 약 7조원 어치를 팔았다. 연말 배당을 노린 기관 물량이 유입됐다가 연초부터 빠진 가운데 대외 변수가 커지면서 외국인 역시 매도공세를 펼치자 지수가 무너졌다.

새해 들어 한국 증시의 부진에 대해 전문가들은 금리 조기 인하 기대감 후퇴와 기관 수급 악화, 이익 모멘텀 약화, 국내외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이유로 꼽았다. 여기에 일본 증시의 상승세도 우리나라에 간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분석도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코스피200 선물 순매도가 11거래일 연속되고 있다”며 “국내 주식시장 비중 축소 펀더멘털 원인은 미국 금리 인하 기대 축소, 한국 작년 4분기 실적 우려감, 중국 경기 부진 심화 등을 꼽을 수 있고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외국인 수급 불안도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1월에 계절적인 수급 영향력이 이전보다 극대화된 가운데 삼성전자·LG에너지솔루션 잠정실적 발표 이후 2024년 실적 컨센서스에 대한 불안, 외환시장 변동성까지 확대되면서 코스피 낙폭을 키우고 있다”며 “외환시장의 경우 중동 지역 내에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미국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 후퇴, 중국 경기 불안 가중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맞물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조정 국면이 이어질 수는 있으나 현재 레벨에서 지수가 더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이후 20일 이격도가 95%까지 떨어진 적은 두 번 있었는데 모두 코스피가 저점을 확인하고 반등했다“며 ”2022년엔 95%를 밑돈 적도 있었지만 당시엔 주식시장의 상승, 하락 궤적이 더 가팔랐고 내재 변동성도 지금보다 높았다. 밸류에이션 메리트를 주장할 수 있는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PBR은 지난해 10월 수준(0.8배)에 근접해가고 있다”며 “또한 부진한 4분기 이익으로 단기 이익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면서 장기 이익 기대치가 더 높은 구간으로 들어서고 있다. 반등에는 시간이 지체될 수 있지만 지수 수준으로는 매수 구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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