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창비/ 세라 본 브래넉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저자는 1997년 ‘가디언’에 입사해 11년간 정치부에서 경력을 쌓은 베테랑 기자 출신이다.

실제로 온·오프라인에서 많은 위협을 당하는 영국 국회의원들의 사례가 이 책의 모티프가 됐다.

그들은 소셜 미디어상의 괴롭힘에 시달리면서 집 현관에 잠금장치를 여러 개 설치하고 테러에 대비해 지역구 사무실에 비상 버튼을 설치하거나 패닉룸(대피소)를 마련하기도 했다.

작가는 인터뷰에서 진짜 스릴러는 우리의 현실에 있다고 밝히면서, 이 책에 뉴스보다 구체적이고 시의적절한, 지금 이 시대의 목소리를 담아냈다.

정치인처럼 공적인 위치에 있는 인물뿐 아니라 연예인, 인플루언서 등 대중 앞에 선 자들에게는 사람들의 감시와 모욕, 이중 잣대, 혐오 등이 따라붙는다. 그게 여성이라면 더더욱 상황은 심각해진다.

그럼에도 자기 위치에서 커리어를 만들어나가며 뒤따라오는 여성들의 발판을 조금이나마 마련해주고자 안간힘을 쓰는 세상의 엠마들 덕분에 계단 아래에 웅크리고 있던 힘없는 자들이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운다.

손을 내밀어 밀어주고 잡아당기며 가파른 계단을 걸어올라, 혐오와 이중 잣대 앞에 단단히 자리 잡고 있던 유리 천장을 거칠게 깨뜨려버린다.

자기 자신과 명예를 절실하게 지키고자 했던 엠마의 모습은 편견과 혐오에 좌절하지 않는 인간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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