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시인

나태주 시인 (시 부문 심사위원)
나태주 시인 (시 부문 심사위원)

  고맙게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현대경제신문>에서 응모하는 신춘문예 시 작품들을 읽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우선은 응모된 작품의 양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그만큼 우리 민족이 시적 표현에 대한 열도가 높다는 것을 말해주는 한 증거인 것 같아 반갑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했습니다. 왜냐면 인간이 시를 필요로 하는 것은 감정적인 문제가 많을 때 그런 것이란 것을 알기에 그렇습니다. 

  여러 차례 읽어 이진호 씨의 「감자밭에서 왜 양을 세니」를 당선작으로 뽑고 박마리아 님의 「산 능선」을 가작으로 뽑습니다. 또한 최종심까지 겨룬 작품은 양일동 님의 「아방가르드 여인」이었음을 밝힙니다.  

  응모작품 가운데 다수작품들이 시 표현 이전에 그친 경우가 있었습니다. 자기 내부의 생각이나 감정들을 무심히 쏟아낸 것 같은 작품들이 그런 작품들입니다. 어디까지나 시에는 형식(언어)에 대한 고려(考慮)와 내용(감정)에 대한 정제(整齊)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아셨으면 합니다.  

  당선작으로 뽑힌 이진호 씨의 「감자밭에서 왜 양을 세니」는 동화적이면서 나름 서사 구조를 바탕에 깔고 있는 귀여운 작품이었습니다. 함께 보낸 작품도 비교적 완성도가 있는 작품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작으로 뽑힌 작품 「산 능선」 역시 서사구조가 바탕에 깔린 짜임새 있는 서정시였습니다. 개인의 감정을 독자에게 강요하지 않으면서 조곤조곤 다가오는 숨결이 매우 정겨운 작품이었습니다.  

  선에 든 분들에게 축하를, 선에 들지 못한 분들에게 위로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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