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동조합인 '크루유니언'이 4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아지트에서 인적 쇄신과 직원의 경영쇄신 참여를 요구하며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
카카오 노동조합인 '크루유니언'이 4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아지트에서 인적 쇄신과 직원의 경영쇄신 참여를 요구하며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정유라 기자]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카카오 지회는 회사가 공개적으로 노조의 활동 중단을 요구했다고 6일 밝혔다.

카카오 노조는 전날 홍은택 대표이사 명의로 회사 측이 발송한 공문 내용을 공개했다.

공문에는 노조가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온라인 사내 게시판에 회사 비판 취지의 게시 글을 올리고 있고 회사 로비를 점거해 손팻말(피켓) 시위를 진행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모든 온오프라인 형태의 시설, 장비, 장소를 사전 협의 없이 이용하지 말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회사는 노조가 오프라인 조합 활동이나 온라인 게시물 발행에는 반드시 회사와 사전에 협의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 노조는 "모든 노조 활동에 대해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는 회사의 요구는 과도하다"며 "노조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요구"라고 비판했다.

카카오 단체협약(단협)에는 회사 전산망을 통해 전체 직원을 수신인으로 할 경우에만 사전에 협의한다고 돼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2018년 노조 설립 이후 지금까지 손팻말 시위와 같은 조합 활동에 대해 회사 측이 공개적으로 금지 요구를 한 것도 처음이라고 노조는 지적했다.

서승욱 지회장은 "지난 5년간 조합 활동을 하면서 조합원 게시판에 수많은 글을 남겼지만, 게시 글에 대한 제한 요청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피켓 시위를 진행하자마자 홍은택 대표 이사 명의로 발송된 첫 공식 답변이 침묵하라는 내용이라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최근 카카오의 위기가 경영진 간 폭로전으로 비화하는 상황에서 경영 쇄신에 노조를 참여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이를 관철하기 위해 지난 4일 오전 김범수 창업자가 주재한 6차 비상 경영 회의 개최에 맞춰 첫 시위에 나선 바 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