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조선사, 8월부터 후판값 협상 
3개월 넘게 공회전…中 후판이 변수
국내산 후판 판가 인하로 결론날 듯

현대제철의 전기로 [사진=현대제철 홈페이지]
현대제철의 전기로 [사진=현대제철 홈페이지]

[현대경제신문 유덕규 기자] 철강업계와 조선업계 간 후판 협상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24일 철강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 때보다 철광석 가격도 오르고 전기세 가격도 올랐지만 값싼 수입산 철강재들의 공급이 늘어 판매가격은 소폭 하락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후판은 두께 6mm이상의 두꺼운 철판이다.

주 사용처는 조선업이다.

이에 포스코나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사들은 국내 조선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와 매년 두차례 협상을 벌여 공급가격을 결정한다. 

이 후판은 조선·철강업계의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현대제철의 경우 1년에 생산하는 철강재 총량(2200만t)의 11%(약 250만t)가 후판이다.

국내 조선사들의 주력인 LNG운반선의 경우 제조원가의 20% 가량이 후판 값이다.

지난달 클락슨리서치가 집계한 LNG운반선의 가격은 2억6500만달러로 단순 계산으로만 5300만달러가 후판가격이다.

철강·조선업계의 이번 후판 협상은 지난 8월 시작됐으나 아직까지도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조선업계는 중국산 후판 가격이 1t당 60달러 수준이라는 점을 앞세워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국산 후판의 가격은 중국산에 비해 10%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산 후판은 국내에 많이 수입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중국산 후판 수입은 92만t을 기록하며 이미 지난해 전체 수입량(64만t)보다 43%가량 많다. 

전 세계 수입량을 봐도 같은 기간 167만t으로 지난해 169만t에 근접한 수준이다. 

반면 철강업계는 지난해 말 1t당 80달러 수준에 거래됐던 철광석 가격이 올해 들어 100달러 안팎을 기록하고 전기료 인상 등으로 생산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에 판매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양측이 판매가격 소폭 인하로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산 철강재들이 국내에 들어오는 운송시간과 비용 등을 생각하면 큰 이점으로 볼 수 없지만 수입산 철강재가 들어오는 시기에 가격 인상만을 고려할 순 없다”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후판 가격이 소폭 내려가도 수입산 후판 비율을 높이는 등 후판 공급선을 다변화한다는 방침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도 중요한 요인이지만 후판 공급이 원활히 되도록 공급선을 다변화할 필요는 있다”며 “국내 철강사들에게 의존하던 과거와는 달리 수입산 후판에 대한 니즈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산 철강재들을 사용하는 것은 원가절감대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라며 “과거와는 달리 중국산 후판의 질도 많이 올라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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