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상상인저축銀 인수 검토 중단
수익성·건전성 악화에 기업가치 하락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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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저축은행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많이 나왔지만 새 주인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조달 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고 주 고객층인 중저신용자 차주들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건전성 지표도 악화하는 등 업황이 좋지 않아 인수가격을 놓고 의견차가 큰 상황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최근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추진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0일 “그룹의 저축은행부문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상상인저축은행 지분 인수를 검토했지만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검토를 공식화한 지 한 달여 만에 철회를 결정한 것이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26일 3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고 삼일회계법인을 자문사로 선정해 실사를 진행했다.

인수합병(M&A) 불발 배경으로는 높은 가격이 꼽힌다.

일각에선 인수 비용이 최대 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우리금융 내부적으로는 기존 금융 계열사와 시너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2,000억원 이상은 어렵다는 보수적 시각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애큐온·한화·조은 등 다른 저축은행들도 경영권 매각을 검토하고 있지만 업황 악화에 마땅한 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저축은행 업계는 코로나19 펜데믹 당시 저금리 기조와 유동성 공급과잉에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 대출이 급증한 영향에 호실적을 내면서 매력적인 매물로 꼽혔지만 지난해부터 기준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수익성과 건전성이 나빠져 시장에서 외면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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