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매각가 5~7조원 예상
동원·하림 현금성 자산 부족
외부 투자 유치 성패가 관건

HMM의 컨테이너선 [사진=HMM]
HMM의 컨테이너선 [사진=HMM]

[현대경제신문 김다경 기자] HMM 매각 본입찰이 이틀 뒤로 다가오면서 인수 후보인 하림그룹과 동원그룹이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오는 23일 HMM 매각 본입찰을 연다. 본입찰 대상은 산업은행과 해진공이 보유한 HMM 보유주식은 3억9879만156주로 전체 지분의 38.9%다. 

1억9879만156주에 1조원 규모의 영구채(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추가로 보유하게 되는 2억주를 더한 물량이다. 

HMM의 시가총액이 11조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매각가는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져 최소 5조원에서 최대 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산업은행과 해진공은 본입찰 참여기업을 심사해 이중 한 곳을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할 계획이다.

HMM 인수 후보는 하림그룹과 동원그룹이다. 앞서 진행된 예비입찰에서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된 곳이다. 당초 LX그룹도 적격인수후보로 뽑혔지만 인수 포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LX그룹은 세 후보중 현금성 자산 등 자금력에서 가장 앞서선 곳이다. LX그룹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2조4000억원이고 유상증자 등 자금조달이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하림지주는 올 상반기 기준 현금성 자산이 1조6000억원이며 사모펀드를 통한 자금조달과 신한·우리·국민은행과 미래에셋·NH투자증권 등과 함께 대주단을 구성했다.

여기에 계열사인 팬오션이 보유하던 한진칼 지분 전량을 호반건설에 넘겨 1628억원을 확보했다. 

동원산업은 올해 상반기 기준 현금성 자산이 6300억원이며 자회사인 미국 참치캔 업체 스타키스트의 전환사채(CB)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환사채 발행 규모는 5000억~6000억원으로 사모펀드들의 실사를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최저 매각가격이 5조원 예상되는 상황에서 인수후보들의 자금력이 턱없이 부족해 HMM 안팎에서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해운업의 경우 사업의 등락 사이클이 존재하므로 인수 이후 불황기에 접어들 때 이들 기업이 HMM을 지원할 여력이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다.

HMM 노조도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HMM 매각 과정은 해운산업의 발전과 무관한 졸속 매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인수 후보의 인수자금 조달 능력이 시장에서 예상하는 최저 매각가인 5조원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적격 인수자가 없다면 매각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스타키스트 전환사채 방법 이외에도 여러 자금조달 방법이 있고 경쟁 중이기 때문에 다 밝히기 어렵다”며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되면 그때 검토해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자금 마련 계획은 비공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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