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신탁 잔액 300조원 돌파…월간 증가 규모도 최고치

[현대경제신문 김영일 기자]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자 특정금전신탁이 급증하고 있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말 현재 은행과 증권, 보험사에서 판매된 금전신탁 수신잔액은 309조268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대비 22조943억원(7.7%) 증가했다.

금전신탁 잔액이 300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월간 증가 규모도 2011년 7월의 종전 최대치(14조4천845억원)를 뛰어넘었다.

지난 1월중 증가세는 특정금전신탁(223조3천169억원)이 22조6천537억원(11.3%) 늘었기 때문인데 최근 증가세는 은행을 통해 판매되는 주가연계신탁(ELT)의 영향이 크다.

ELT는 은행이 주가연계증권(ELS)을 직접 판매할 수 없어 ELS를 특정금전신탁 계좌에 편입해 판매하는 상품으로 은행들은 저금리 가속화에 따라 정기예금 금리가 연 2% 전후로 하락하자 이를 대체할 투자상품으로 ELT를 주로 내세우고 있다.

국민은행의 ELS 판매 잔액은 ELT 편입분을 중심으로 올해 들어 2조 가까이 늘어나 지난 12일 은행권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특정금전신탁은 ELS와 채권, 주식 등 고객이 지정한 상품에 투자해 운용 수익을 돌려주는 금융상품이다.

그러나 이 상품은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아 2013년 9월 동양 사태가 터진 이후 특정금전신탁의 불완전판매 등이 문제시돼 한동안 증가세가 주춤했다.

동양 사태 때에는 동양그룹 계열사의 부실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중 상당 부분이 적절한 동의 절차 없이 고객의 특정금전신탁에 편입돼 피해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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