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대출 축소 영향
취약차주 상환 부담 가중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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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카드사의 리볼빙 잔액이 한 달 새 1,300억원가량 늘면서 지난달에 이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리 역시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 차주들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2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9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BC·우리·하나·NH농협카드)의 리볼빙 잔액은 7조6,12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 7조4,864억원 대비 1,262억원(1.69%) 늘어나며 2개월 연속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리볼빙은 카드 대금의 일부를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을 수 있게 한 서비스다.

문제는 리볼빙 금리가 평균 수수료율이 연 15~19% 수준으로 높아 이월 잔액을 단기간 내 상환하지 않으면 상환 부담이 크게 증가함에도 리볼빙 잔액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리볼빙 평균 수수료율은 연 15.30~17.88% 수준이었다. 평균 금리는 9월 16.37%에서 10월 16.55%로 0.18%p 올랐다.

업계에선 저축은행이 업황 악화로 인해 대출을 축소하면서 비교적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리볼빙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 3·4분기 저축은행의 민간 중금리대출 공급액은 총1조4,23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조1,436억원) 대비 54.7%(1조7201억원) 급감한 수치다.

한편, 카드사 대출 금리는 향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돼 이용자들의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여신금융전문채(AA+,3년물) 금리는 지난 20일 기준 4.81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2일 4.681%를 기록한 후 일주일여 만에 0.15%p 넘게 오른 수치다.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데다가 은행채 발행 제한까지 풀리면서 여전채 금리도 한동안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리볼빙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 가운데 취약차주 비중이 높은 만큼 연체율이 높아질 경우 카드사들의 건전성도 악화될 우려가 있다”며 “금리를 낮추기 위해 외화 채권 발행 규제 등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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