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권·최원석·조좌진 사장 시험대
모기업 변화 바람·배임 변수로 작용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최원석 BC카드 대표,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왼쪽부터).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최원석 BC카드 대표,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왼쪽부터).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올해 말과 내년 초에 걸쳐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과 최원석 BC카드 대표이사 사장,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연임 여부가 불투명하다. 업황 둔화에 지주사‧모기업 리더 교체는 물론 금융사고로 인한 내부통제 문제까지 겹친 탓이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창권 국민카드 사장과 최원석 BC카드 사장은 올 연말,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은 내년 3월 말 각각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지난 2022년 초 취임한 이창권 사장은 실적 부문에서 아쉬운 상황이다. 국민카드는 올 상반기 1,92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1년 전(2,457억원)과 비교하면 21.5% 줄어든 수치다.

성과도 있었다. 국민카드의 KB페이는 지난해 10월 원 플랫폼 구축 이후 서비스 개선을 통해 지난 6월말 1,000만 가입자 돌파에 성공했다. 이어 지난 7월에는 월간활성 이용자 수(MAU) 700만명을 넘어서며 종합금융플랫폼으로써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또한 올해 1월 선보인 ‘KB국민 위시(WE:SH) 카드’는 이달 들어 발급 카드 수 40만좌를 돌파했다. 마이위시 카드는 신용카드 비교 플랫폼 ‘카드고릴라’의 고릴라TOP100 차트에서 지난 3월부터 지금까지 연속 28주, 7개월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카드사 CEO가 통상 2년 임기 후 1년 이상은 연임하는 점을 감안할 때 업계에선 이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다만 KB금융그룹 차기 회장으로 양종희 부회장이 내정되면서 계열사 사장이 대거 바뀌는 등 세대교체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원석 BC카드 사장도 모기업 수장 교체가 변수다. BC카드 모기업인 KT는 반년간의 리더십 공백을 깨고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영섭 대표는 대규모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김 대표는 LG그룹 근무 당시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상무를 역임하며 구조조정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은 인물인 만큼 대규모 세대교체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BC카드는 국가 간 결제네트워크(N2N) 기술을 수출하는 방식으로 글로벌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새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7월말에는 키르기스스탄에 카드결제 전문 합작 법인을 설립하며 중앙아시아 시장 진출하는 등 올해 상반기에만 몽골, 키르키스스탄, 우즈베키스탄에 차례로 진출했다.

실적 면에선 아쉬움이 남는다. BC카드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293억원으로 전년 동기(1,509억원) 대비 80.58% 감소하며 업권 내 순이익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반대로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는 실적에 있어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조 대표 취임 전인 2019년 694억원에서 올 상반기 순익은 3,060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특히 ‘로카(LOCA) 시리즈’의 출시가 가장 큰 성과다. LOCA 시리즈는 지난 2020년 8월 출시 후 2년 만에 발급 매수 200만장 돌파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올해 4월에는 300만장을 넘어섰다. 이는 롯데카드가 역대 출시한 메인 시리즈 상품 중 가장 빠른 수치다.

다만 100억원대 배임 논란에 서 있다는 점이 연임에 부담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롯데카드 마케팅팀 직원 2명은 협력업체 대표와 공모해 롯데카드가 부실한 제휴 계약으로 105억원을 이 협력업체에 지급하도록 한 뒤 업무상 배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내부통제 이슈가 불거진 상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카드업계의 경우 업황 악화로 인해 전반적인 실적 둔화가 나타난 만큼 조직 내 세대교체‧책임경영 등 내부 분위기가 인사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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