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보험·암보험에 일반 상해담보 의무
선택권 제한 논란에 “소비자 위한 선택”?

 
 

[현대경제신문 최보람 기자] 삼성화재가 운전자보험과 암보험에 일반상해 담보를 끼워 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5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무배당 삼성화재 운전보험 나만의파트너(이하 나만의파트너)’ 상품에 대해 교통사고 시 사망 또는 고도후유장해 담보와 일반상해 사망 및 고도후유장해 담보를 묶어 판매하고 있다.

일반상해 담보는 일상생활에서의 추락사고 및 골절 등을 보장하는 것으로 자동차 운전 시 발생하는 사고와 연관이 없는 담보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서도 상해담보를 운전자보험의 필수 항목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고 상해담보를 취급하는 보험사들도 대부분이 선택특약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운전자보험 기본약관에 상해담보가 끼워져 있다는 것은 처음 듣는 일”이라고 말했다.

기본계약에 일반 상해담보가 끼워져 있다 보니 주 계약 보험료도 타사 대비 비싸다.

40세 남성, 20년납 20년만기 기준 나만의파트너 상품의 기본 계약인 상해ㆍ교통상해사망 및 후유장해는 담보 1억원의 경우 보험료가 9천400원 수준이다.

반면 40세 남성, 20년납 조건으로 한화손해보험의 ‘스마트플러스운전자보험’에 가입할 경우 교통상해사망(1억5천만원)과 교통상해후유장해(1억원) 등 총 담보가액은 2억5천만원이지만 보험료는 7천615원으로 오히려 저렴하다.

이 같은 삼성화재의 ‘보험 끼워 팔기’ 전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삼성화재는 자사 암보험 상품인 ‘유비무암’에도 상해담보를 의무계약으로 삽입해 판매하고 있다. 업계에서 암보험에 상해 담보를 끼워 파는 곳은 삼성화재와 LIG손해보험, 현대해상 뿐이다.

특히 삼성화재 유비무암 상품의 ‘사망 및 고도후유장해’ 담보 보험료는 27세 남성 기준 월 4천100원(담보 1억원)이다.

이 보험료는 삼성화재 홈페이지에 게시된 기본 계약으로 같이 묶여 있는 암 진단비(2천920원, 30세 남성 기준)보다 보험료가 비싼 것으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LIG손해보험과 현대해상도 암보험에 상해담보를 끼워 팔고 있지만 삼성화재에 비해서는 그나마 저렴하다.

LIG손보의 ‘내마음아는암보험’ 상품은 질병 80%이상후유장해에 4천125원, 일반상해 80%이상후유장해에는 1천200원의 보험료를 부과했다. 기본계약인 유사암 제외 암진단비(1만860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현대해상의 ‘계속 받는 암보험’은 상해질병 후유장해 80%이상 의무부가가 있지만 1천만원 담보에 월 보험료는 125원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보험을 끼워 파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삼성화재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암보험이나 운전자보험 등은 특화된 상품이긴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대비하는 담보가 기본 계약에 들어 있는 게 소비자들에게 유익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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