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쇼핑 새로운 트렌드…네이버에 위기"

    앞으로 스마트폰으로 네이버에서 `아이폰'을 입력하면 아이폰에 대한 뉴스 등 일반 정보보다는 가격, 사용 후기 등 쇼핑 정보가 더 비중 있게 검색 결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27일 검색 기능을 더욱 고도화해 모바일 쇼핑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며 향후 모바일 검색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새 검색 기능은 사용자의 쇼핑 목적을 예측해서 검색어 키워드별로 다른 형태의 검색 결과를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패딩'을 입력하면 각종 브랜드와 가격 비교, 연예인이 최근 어떤 제품을 입어서 화제가 됐는지 등을 알려주는 `핫이슈'와 `화보' 등이 나타난다. `기저귀'를 검색하면 저렴하게 살수 있는 `핫딜정보'와 일반인의 사용후기를 담은 `포스트'가 상단에 소개된다. 마니아층이 많은 `뱅엔올룹슨'을 입력하면 리뷰, 매거진, 전문가 Q&A(질의응답) 등에 중점을 둔 검색결과가 보여진다.

    네이버는 검색어를 일반 정보성 검색인지 쇼핑 목적인지를 구분하기 위해서 `쇼핑 트랜드 그래프' 등 검색 알고리즘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고 빅데이터를 활용할 방침이다. 네이버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검색을 더욱 강화해 모바일 쇼핑의 패권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네이버는 "상업적인 정보에 대해서는 배제하는 쪽이었지만 올해부터는 좋은 콘텐츠가 올라가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겠다"며 콘텐츠 제공자 육성에도 본격 나서기로 했다. 그동안 `지식인' 등에 상업적인 정보를 올리는 경우 사이트를 차단하는 등 강력한 단속을 해왔던 것과 상반된 행보를 예고한 것이다.

    또한, 검색에서 시작해 결제까지 이뤄지는 `끊김없는 모바일 쇼핑' 경험을 선보이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체크아웃', `마일리지', `네이버캐쉬' 등 기존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원클릭 결제 및 송금까지 가능한 네이버페이를 상반기 중 구현할 예정이다. 4만개 이상의 온라인 가맹점부터 적용하고 가맹점을 더욱 늘려나가는데 힘을 쏟기로 했다.

    최진우 네이버페이셀장은 "간편결제 서비스를 위해 주요 은행과 카드사들과 협업하고 있다"면서 "기존 서비스보다 더욱 편리하게 하기 위해 생체인식 정보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이날 발표는 검색 사용의 트렌드(추세)가 모바일로 가고 있으며 그 중심에 쇼핑이 부상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네이버가 자체 분석한 결과 모바일 상에서 네이버 검색 중 3분의 1인 34%가 쇼핑을 위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많은 사람이 우리의 경쟁자를 야후로 생각하지만 아마존이다"는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의 말을 인용했다. 네이버의 향후 경쟁자가 모바일 쇼핑을 제공하는 모든 국내외 기업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또한, 이 처럼 모바일 상에서 사업 영역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은 네이버에는 존립 기반을 흔들수 있는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상황인식도 감추지 않았다.

    한성숙 네이버 서비스 총괄 이사는 "만족스러운 모바일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이베이, 알리바바 등 영역을 막론한 모든 모바일 플랫폼 서비스 업체에는 숙명이자 생존의 문제"라며 "네이버는 모바일에서 1등이 아니다. 실제 서비스들이 모바일에서 보여주는 것이 숫자로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모바일에서 쇼핑을 강화하는 것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PC 서비스에서 압도적인 네이버의 위상이 모바일로도 이어지는 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지만, 자칫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검색 포털 고유의 색채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성숙 네이버 서비스 총괄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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