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 수준으로 낮춰… 수수료 130억원 부담 덜어낼 듯

[현대경제신문 구자익 기자] 현대자동차와 KB국민카드가 자동차 복합할부 가맹점 수수료율을 1.5%로 정했다.

현대차와 KB카드는 17일 열린 실무협상에서 자동차 복합할부 가맹점 수수료율을 이같이 계약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에 합의한 수수료율은 현행 체크카드 수준으로 그동안 현대차가 요구해온 1.0~1.1%보다는 높고 KB카드가 주장해온 1.75%보다는 낮다.

이번 계약은 양측의 별도 합의가 없는 한 이날부터 1년간 갱신하게 된다.

복합할부가 아닌 일반 매출은 기존 수수료율(신용카드 1.85%, 체크카드 1.50%)을 유지한다.

이로써 현대차는 130억원 상당의 수수료 부담을 덜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현대차는 KB카드에 현행 1.85%인 자동차 복합할부 가맹점 수수료율을 0.7%까지 인해해 줄 것을 요구했다.

복합할부의 자금 공여기간이 하루에 불과하고 대손비용도 들지 않는데 KB카드는 일반 신용카드와 똑같은 수수료율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현대차는 복합할부 수수료율을 체크카드 수수료율과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KB카드는 가맹점 수수료율을 1.75% 이하로 내리게 되면 적격비용 이하로 낮아지게 돼 여신전문금융업법을 위반하게 되기 때문에 복합할부 상품은 별개로 운영돼야 한다고 맞섰다.

진통 끝에 현대차와 KB카는 이날 협상에서 수수료율 전반에 변동이 생기게 되면 복합할부 수수료율을 재협상할 수 있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포함시켰다.

앞으로 체크카드 수수료율이 낮아지게 되면 복합할부 수수료율도 내려갈 소지를 남겨둔 셈이다.

실제로 국회에서는 현재 체크카드 수수료율을 선진국 수준인 0.7∼1.0% 수준으로 낮추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당초 기대했던 조정 폭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고객 불편 방지와 그동안 금융권이 강조해 온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로 구성된 현 카드 수수료율 체계 유지'라는 입장을 반영해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KB국민카드는 "고객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법의 테두리를 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노력을 다 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와 KB카드의 가맹점 계약 만료를 하루 앞 둔 지난 16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와 이원희 현대자동차 재무담당 사장이 비공개 만남을 통해 "소비자 선택권을 존중하고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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