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융민원이 대폭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발표한 ‘금융민원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불미스런 사건에 휘말린 금융사와 외국계 회사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우선 업종별로는 은행과 비은행 관련 민원이 전년대비 44.1% 급증했다. 지난해 금감원에 제기된 은행·비은행 관련 민원은 39,998건으로 2010년의 27,760건보다 12,238건이나 늘었다.

총 민원건수는 보험이 4만226건으로 최다 민원을 기록했지만 보험민원은 전년대비 2% 늘어나는데 그쳤다. 증권과 자산운용 관련 민원은 지난해 3천932건에 그쳐 2010년보다 3.5%가 줄었다.

은행· 비은행 민원과 관련해 특이한 점은 한국산업은행과 외국계은행 관련 민원이 고객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총 민원 건수는 209건으로 국민은행(2천91건)과 우리은행(1천541건), 신한은행(1천191건) 등에 비해 적었지만 고객 10만명당 민원건수에서는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산업은행의 고객 10만명당 민원건수는 무려 119.8건으로 10명에 못치는 다른 은행들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이는 지난해 발생한 D건설사의 워크아웃 여파라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D사가 워크아웃에 돌입한 뒤 경기도 용인지역 아파트 분양계약자들이 제기한 분양대금 반환 소송에 산업은행이 휘말렸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계약자들이 분양대금에 10%대의 가산금을 요구했는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이를 반대하자 집단민원이 발생했다”며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계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과 씨티은행의 민원건수도 10만명당 9.1건으로 시중은행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금감원측은 이에 대해 “외국계 은행은 카드론과 보이스피싱, 리볼빙 수수수료 등의 민원이 많았다”고 전했다.

보험사 중에는 ACE생명이 보유계약 10만명당 174.9건의 민원이 발생해 다른 보험사들보다 최대 20배 이상 많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ACE 생명은 불완전 판매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고객 민원에 대해 회사차원의 대응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파악돼 회사측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2금융권에서는 토마토2저축은행이 무려 2500%의 민원 증가률로 '민원공장'의 불명예를 안게 됐다. 특히 토마트2저축은행은 고객 1만명당 민원 건수도 다른 저축은행들을 2배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영업정지된 토마토저축은행 후순위채 관련 민원이 폭증했기 때문이다.

이밖에 신용카드사 가운데는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발생한 현대카드의 고객 10만명당 민원이 9.9건으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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