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이 윤용로 행장을 포함한 9명의 이사 선임을 완료했다. 외환은행은 13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윤 행장과 장명기 전 수석부행장을 상임이사로 선임했다. 애초 윤 행장의 임기는 3년이었지만 하나금융과 동일성을 위해 2년으로 축소했다.

사외이사에는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 김주성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래비 쿠마 미국 USC 경영대학 교수, 박영민 전 서울보증보험 사장, 천진석 전 하나증권 대표이사, 한기정 서울대 법과대학 부학장, 홍은주 한양사이버대 교수 등 7명이 선임됐다.

이 가운데 권영준 교수, 방영민 전 사장, 한기정 부학장은 감사위원직도 함께 맡는다. 사외이사의 최초 임기는 2년 이내이며 1년 단위로 연임해 최장 5년까지 재임할 수 있다.

외환은행은 박제용 집행수석부행장을 비롯한 임직원 27명에게 68만주에 달하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 옵션)을 부여했다.

외환은행은 배당을 3월, 6월, 9월 말을 기준으로 실시하는 분기 배당제도를 폐지하고 6월30일을 기준으로 배당하는 중간 배당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 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선임했던 은행장을 하나금융지주의 경영발전보상위원회의 추천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선임했다.

외환은행은 이사의 보수와 퇴직금을 모두 주주총회에서 결정하도록 했으며 전임 은행장을 고문으로 추대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폐지했다.

외환은행은 이사회 산하에 있던 채널개발위원회와 보상위원회를 폐지하고 이사회운영위원회를 두기로 했으며 이사회가 위임한 업무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경영협의회를 신설했다.

아울러 우리사주조합이 제안한 '은행은 은행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금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한편 사회공헌을 위한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임한다'는 내용의 정관을 새로 마련했다
한편 이번 주총에서 외환은행이 김주성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을 놓고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다.

경북 봉화 출신으로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한 김 전 실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의 인연으로 인해 줄곧 ‘정권인물’으로 분류됐다.

김 전 실장은 1974년 코오롱에 입사, 코오롱개발 대표, 코오롱호텔 대표, 코오롱 구조조정본부 사장을 거쳐 코오롱그룹 부회장을 맡았다. 그가 ‘정권인물’로 인정받은 것은 2005년 당시 서울시장이던 이명박 대통령의 발탁으로 세종문화회관 사장에, 2008년 이 대통령의 취임이후 국정원 핵심인 기획조정실장에 오르는 등 잇달아 파격적인 낙점인사의 대상이 되면서부터다.

이 때문에 그와 관련한 인사결정에 대해 항상 ‘전문성을 따지지 않은 인사’라는 좋지 않은 꼬리표가 붙었었다.

김 전 실장 측은 이 같은 평가에 대해 상당히 억울해 한다. 개인적인 인연이 크게 작동했겠지만 ‘구조조정에 대한 능력’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주성 전 실장은 1997년 IMF 위기 당시 코오롱그룹 구조조정실장을 맡아 구조조정을 완벽하게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세종문화회관 사장으로 변신한 후에도 장외농성 등 극한 대립을 하던 세종문화회관 노동조합과의 갈등을 해소, 조직 문화를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전 실장의 행보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금융권에서 롤플레이다. 지난 1998년 하나은행 이사직을 시작으로 2005년부터 3년 동안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로 활동했으며, 이번엔 외환은행 사외이사로 변신했다.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는 김 전 실장을 외환은행 사외이사에 부적합한 인물로 지적했다.

외환은행 노동조합 측에서도 김 전 실장의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불편한 기색이다. 노조 관계자는 “김 전 실장은 외환은행의 사외이사지만 하나금융과 관계가 있는 만큼 공정성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정치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노조 차원의 감시를 지속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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