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우리아비바생명 인수 추진…당초 농협생명과 업무중복에 인력 30% 감축, 명분 사라져

[현대경제신문 장우진 기자] 우리투자증권 패키지를 인수한 NH농협금융지주가 패키지에 포함됐던 우리아비바생명을 재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농협생명과의 중복 업무 이유로 구조조정을 추진했던 우리아비바생명의 희망퇴직은 명분을 잃게 됐다.

우리아비바생명은 희망퇴직 과정에서 인원감축 방안의 일환으로 ‘직할영업팀’이라는 부서를 신설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으나 명분이 사라진 만큼 이 부서의 해체 필요성도 나오고 있다.

특히 DGB금융은 생보사가 없는 만큼 인수 후에도 중복업무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다. 직할영업팀에는 현재 24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우리아비비생명과 농협금융 측은 공식적인 내용이 없다는 입장만 보이고 있다.

16일 박재완 우리아비바생명 노조위원장은 “희망퇴직한 직원 중 복직을 희망하는 직원 확인 및 직할영업팀 근무 직원들이 정상적인 업무가 가능하도록 보직 이동 등을 농협금융과 DGB금융에 요청해 놓은 상태”라며 “이들에 대한 인사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단호하게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리아비바생명 관계자는 “추석연휴 직전 인수관련 MOU가 체결돼 현재 이와 관련한 실무진도 구성이 돼있지 않다”며 “직할영업팀과 관련한 내용은 다음달은 돼야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당초 매각없이 농협생명과의 합병을 통해 운영하려 한데다 우리아비바생명의 인력규모가 상대적으로 컸던 만큼 어느 정도의 인력조정을 필요했다고 판단했다”며 “인력규모에 대한 조정이 없었다면 매수자도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직할영업팀 해체 등은 자회사(우리아비바생명) 경영진이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직할영업팀과 관련해)공식적으로 나온 내용은 없다”고 덧붙였다.

당초 농협PMI(인수 후 조직통합) 추진단은 우리아비바생명 인수하는 과정에서 인원감축을 요구했었다.

이에 우리아비바생명은 지난 7월 8일 105명의 퇴직자를 확정했다. 우리아비바생명 전 직원 수가 340여명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 중 30% 가량이 희망퇴직으로 빠져나갔다. 희망퇴직자는 차ㆍ부장급 직원이 30%, 과장 이하 직급은 70% 정도 수준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아비바생명은 당초 4일까지 희망퇴직자를 접수하기로 했으나, 신청자가 미비하자 8일까지 연장하기도 했다.

희망퇴직 과정에서 우리아비바생명은 ‘직할영업팀’이라는 부서를 신설했다. 이에 대해 우리아비바생명 노조는 퇴직을 종용하기 위한 인사라며 강력 반발에 나섰다.

박재완 노조위원장은 “금번 인사는 인사발령 시기와는 전혀 무관하게 진행된데가 발령부서 역시 직할영업팀이라는 급조된 부서”라며 “부산에 있던 직원은 서울로, 서울에 있던 직원은 부산으로 원격지 발령내면서 사실상 희망퇴직 기간 내에 퇴직하라는 보복성 인사를 단행했다”고 비판한바 있다.

한편 농협금융은 우리아비바생명과 내년 중 합병할 계획이었으나 낮은 보유계약 가치 및 영업적자 등 수익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특히 변액보험 진출도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 사실상 시너지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농협금융은 이달 초 DGB금융과 우리아비바생명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DGB금융은 오는 22일부터 6주간 우리아바비생명에 대해 실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예정대로 진행되면 실사 후 DGB금융은 주식매매계약 체결 등 본계약을 체결하게 돼, 내년 1월경 인수가 마무리 된다.

DGB금융 관계자는 “실사를 통해 수익성 및 시너지 등을 들여다 볼 계획”이라며 “현재는 긍정적인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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