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 기대되는 토큰증권 시장 성장성
실무 협의체와 협업·인수로 시장 진출 노려
내년 34조원, 2030년 367조원까지 성장 예상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현대경제신문 정예린 기자] 증권가에 토큰증권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토큰증권은 주식·채권·부동산 등 실물자산 또는 금융자산의 지분을 작게 나눈 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토큰(Token, 특정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가상자산) 형태로 발행한 증권을 말한다.

금융당국이 토큰증권 발행을 허용하면서 국내 증권사들도 플랫폼기업과의 동맹체제를 구축하며 협의체 구성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토큰 증권 시장 제도화를 위한 법안

금융위원회는 올해 초 토큰 시장과 관련된 가이드라인 발표하며 금융업의 새로운 시장인 토큰증권 시대가 시작됐다. 금융위는 토큰증권의 합법화를 공식화하고 발행 및 유통을 아우르는 토큰증권 시장을 대대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국내 토큰증권 시장에서 2분기까지 큰 전진이 없었지만 3분기 들어서 점점 진전이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통과되고 가상자산 회계처리 기준이 공개되는 등 디지털 자산 시장 관련 법안이 하나씩 진행되고 있어 토큰 증권 시장 제도화도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가 2분기보다 높아졌다.

지난달 12일 금융위원회는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증권성이 인정된 5개 조각투자사업자에 대해 최종 제재 면제 및 사업 재편을 승인했다. 증권성 승인 조각투자 플랫폼 업체는 뱅카우(한우), 테사(미술품), 소투(미술품), 아트투게더(미술품), 아트앤가이드(미술품)로 총 5개다. 지난해 11월 금융위로부터 투자계약증권으로서 제제를 받았으나 지난달 길이 열리면서 사업 재개를 적극적으로 모색 중이다.

토큰증권 가이드라인 주요 주제 <자료=금융위원회>
토큰증권 가이드라인 주요 주제 <자료=금융위원회>

키움증권 심수빈 연구원은 “이는 조각투자상품 외 추후 토큰 증권 시장 제도화를 위한 준비로도 볼 수 있다”며 “토큰증권 제도화 시 초기 시장은 현재의 조각투자 상품이나 이와 유사한 유형의 상품이 다수 발행 및 유통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금융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기업이 진출 가능한 토큰증권 시장은 발행과 유통으로 구분된다. 증권사는 발행과 유통 가능해 토큰 증권 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토큰증권 협력사 찾기에 나선 증권사들

현재 증권사에서는 조각 투자 업체와 협업 또는 인수하는 방식으로 STO 시장 진출에 힘을 쓰고 있다.

대신파이낸셜그룹은 시장 선점을 위해 지난 3월 디지털 수익증권 거래소 '카사'를 인수했으며 한국투자증권은 ‘한국투자 ST프렌즈’ 통해 다양한 플랫폼 기업들과 동맹체계 구축했다. NH투자증권에서는 미술품 조각투자사 ‘투게더아트’와 협업하고 All-in-One 서비스도 함께 구축에 나섰다.

ST오너스 협의체 구축 중인 KB증권, 50여 개 기업과 'STO얼라이언스'를 구성한 신한투자증권, 블록체인 전문기술 기업 슈퍼블록과 기술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베스트증권 등 중대형 증권사들이 본격적으로 토큰증권 사업 준비에 나섰다.

그 중 미래에셋증권은 협업과 인수의 방식이 아닌 독자적인 블록체인 개발에 나섰다. 여러 가지 토큰 증권을 거래할 수 있는 블록체인 ‘메인넷’을 개발해 선제적으로 시장에 대응하려는 의도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은 14개의 토큰증권 발행 및 유통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실무 협의체와 MOU(업무협약)를 맺어 내년 상반기 중으로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기존 금융위의 토큰증권 발행 및 유통 관련가이드라인과 시장 요구사항을 감안해 메인넷 선정을 고민하고 있다." 말했다. 

국내 토큰증권 시장전망과 주요 분야 <자료=BCG,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국내 토큰증권 시장전망과 주요 분야 <자료=BCG,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해외에서 지켜보는 토큰증권 시장 

2022년에 BCG 컨설팅이 발표한 글로벌 시장 전망을 토대로 국내 토큰증권 시장을 추정한 결과 2024년 34조 원을 시작으로 2030년에는 367조 원으로 성장할 것을 전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신석영 연구원은 “특히 국내 토큰증권 시장은 주식과 부동산 등을 포함해 금융업 관련 시장이 70%를 차지할 것”이라며 “2030년에는 국내 GDP의 14.5%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마수다 일본 STO협회장은 지난달 1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토크노미 코리아 2023'에서 "일본은 2020년 법 개정을 통해 토큰증권은 원칙적으로 증권 형태처럼 규제돼 여러 기업이 토큰증권 시장에 관심을 보인다"며 “일본의 토큰증권 프로젝트가 다양한 자산으로 확장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일본은 2019년 5월과 2020년 5월 두 번에 걸린 개정을 통해 STO에 금융상품거래법을 적용하고 제도권에 편입시킨 바 있다. 현재 일본은 STO를 활용해 전통적인 금융 시장을 대체하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점유율을 확장하고 있다.

또한 마수다 회장은 일본의 STO 유통시장으로 오사카 디지털거래소의 연내 개장을 강조했다.

마수다 회장은 “유통시장이 활기를 띠게 되면 발행시장과 상호보완적인 영향을 낼 수 있다”며 “발행시장에서 프로젝트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돼 토큰화 이후 투자자와 발행자가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STO 협회는 2019년 설립된 비영리 중립적 토큰증권 단체다. 지역 주재 당국과 블록 플랫폼과 협업을 하고 있으며 한국 회원사 3곳을 포함한 총 50여 개 회원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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